'스위트홈2' 이응복 감독, 혹평에 답하다…"송강 분량 실종?" [인터뷰]

머니투데이 김나라 기자 ize 기자 2023.12.0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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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사진=넷플릭스


이응복 감독이 '스위트홈2'를 3년 만에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궁금증에 진솔하게 답했다.

지난 1일 공개된 '스위트홈2'는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욕망이 괴물이 되는 세상, 그린홈을 떠나 새로운 터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사투를 벌이는 차현수(송강)와 그린홈의 생존자들 그리고 또 다른 존재의 등장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현상들까지 새로운 욕망과 사건, 사투를 그린다.

지난 2020년 시즌1에 이어 이응복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등을 연출한 히트메이커.



이응복 감독의 도전이 담긴 '스위트홈' 역시 'K-크리처물'의 진수를 보여주며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모았다. 이번 시즌2는 원작가 김칸비의 자문을 받아 오리지널 스토리로 새롭게 돌아왔다. 시즌3까지 동시 제작됐다.

'스위트홈2'에선 더욱 확장된 세계관이 펼쳐지며, 한층 다채로운 괴물이 진화되어 등장한다. 캐스팅 라인업도 풍성하다. 송강, 이진욱, 이시영, 고민시, 박규영등 기존 출연진과 더불어 진영, 유오성, 오정세, 김무열, 김시아, 기신록, 양혜지, 현봉식, 채원빈, 윤세아 등이 합류해 열연했다.



이응복 감독은 최근 진행된 아이즈(IZE)와의 인터뷰에서 '스위트홈'을 향한 전 세계적인 사랑에 감사 인사를 남겼다. 그는 "저도 그렇고 넷플릭스 관계자분들도 시즌1이 그렇게까지 큰 관심을 받고, 성공할 줄 몰랐다. 우리나라에서도 크리처 장르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넷플릭스의 지원을 받아 만들게 되었는데, 뜨거운 관심에 놀라웠다. 괴물이 나오는 드라마라 신경 쓸 거라 생각 안 했는데 시청자분들의 수준이 정말 높아져서 놀랍다. 평을 보니까 연령대 상관없이 엄청나게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린다"라는 소감으로 말문을 열었다.

'스위트홈2'가 나오기까지 3년이나 걸린 이유에 대해선 "아무래도 크리처물은 다른 드라마에 비해 돈이 많이 드는 장르다. 이 한 편에 들어가는 제작비가 다른 드라마 두 편을 만들 정도다. 비즈니스적인 문제가 있었다. 그리고 시즌 2, 3를 함께 찍어서 촬영 기간만 1년이 걸렸다. 무엇보다 한국엔 아포칼립스를 구현해낼 만한 세트가 없다. 정말 다 새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많은 제작비가 투입되긴 했지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돈(제작비)이 부족하다. 최대한 주어진 예산 안에서 합리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연구할 시간이 필요했다"라고 답했다.

이 감독은 "거창하게 말해 제가 그 전에 못하던 장르의 드라마를 하게 된 건 사실인 거 같다. 하지만 장르적으로 이걸 잘한다 정확하게 평가하기엔 힘든 부분이 있다. 시도만으로 박수받을 수 없다"라며 "제가 축구 기자를 잠깐 한 적이 있는데 'K-크리처물'에 대한 비유를 하자면 흙바닥에서 이제 인조 잔디로 상황이 나아졌다. 다 깔리기까지 시간이 걸려서 여러분의 응원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당부했다.


'K-크리처물'의 선구자답게 이응복 감독은 "한국형 하면 '저예산'을 강조하는 경우가 있다. 저는 저예산이 아닌 한국인의 감성, 작품의 뉘앙스가 '한국형'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한국인의 정신이 특히 녹아있는 게 크리처물이라고 생각한다. 비교를 하자면 외국은 자기만 살겠다고 그러는데 한국 정서는 그렇지 않지 않나. 그래서 이번 '스위트홈2'에 중점적으로 넣은 게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헌신하고 노력한 분들을 향한 헌사다. 힘든 상황에서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받았다. 팬데믹 상황이 준 그 감동과 인간성을 잃지 않으려는 모습을 담았다"라고 시즌2의 주제 의식을 짚었다.

이는 정의감 가득한 이병 박찬영(진영) 캐릭터가 탄생된 배경이기도. 이응복 감독은 "찬영이 탈영해서 자기 살길을 찾을 수도 있을 텐데 다시 귀대를 해서 사람들을 위해 헌신한다. 그런 게 한국적인 정신이 아닐까 생각하고, 이를 틈틈이 작품에 녹여냈다. 팬데믹 때 활약하신 분이 엄청 많지만 가장 효율적인 묘사가 그게 바로 군인이라고 생각했다. 마지막까지 그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을 그리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스위트홈2'는 시즌1과 달리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특히 불친절한 전개 방식에 대한 지적에 이응복 감독은 "사실 시즌2가 지금의 8부작이 아닌 9부까지 나왔었다. 9회에서 떡밥이 풀리는데 시즌3의 1회로 넘어갔다. 시즌3를 보시면 다 해소가 되실 거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편상욱(이진욱)의 정체도 시즌3에서 풀린다. 시즌2에서도 잘 보면 아실 수 있다. 정의명(김성철)이자 서이경의 남편이 된 건데, 시청자분들이 '우리를 뭘로 보는 거야' 하실까 봐 직접적으로 넣었다가 뺐다"라고 이야기했다.

'스위트홈2' 이응복 감독, 혹평에 답하다…"송강 분량 실종?" [인터뷰]
주연 송강의 '분량 실종'에 대해선 "현수가 시즌1에선 괴물과 사투를 벌였는데 시즌2에서 반복하면 변주가 힘들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시즌2에선 현수가 그 능력이 어디에서 왔는지 찾아 헤매다가 선한 의지로 발견하는 그런 모습을 그린 거다. 메시아적인 존재를 영웅적인 면보다 외롭게 만들고 싶었다. 이런 구성을 하다 보니까 시청자분들에게 잠깐 숨기는 게 필요하다고 봤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응복 감독은 송강에 대해 "예쁘고 열심히 노력하는 배우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무엇보다 송강이 오그라들 수도 있는데 부끄러워하지 않고 매 장면에 진지하게 임했다. 장르를 확장시키는데 엄청난 공헌을 한 배우로 기억에 남을 거 같다. 감정 표현도 좋고 되게 순수하다. 송강이 피지컬도 좋아서 전천후로 다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작품을 대하는 태도도 좋다. 외모적으로보다 감성적으로 예쁘다는 인상을 받았다. 송강이 곧 입대를 앞두고 있는데 전역할 때 더 성숙해져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애정을 과시했다.

이어 그는 "송강이 '스위트홈' 시리즈의 모든 대본이 재밌었다고 그랬다. 정말 현수라는 배역을 좋아했다"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이응복 감독은 서이경(이시영)의 출산 장면에 대한 연출 의도를 이야기했다. 노골적인 묘사에 "자극적"이라는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진 바.

이응복 감독은 "시즌2의 첫 촬영이었고, 실제로 가장 추운 날 산정호수에서 찍었다. 출산의 고통과 괴물을 잉태하고 있는 걸 반복적으로 노출했다기보다 이시영의 연기가 감동적이라 끊을 수가 없었다. 배우가 정말 열심히 연기해서 안 보여주기가 그랬다. 경우에 따라 불편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게 크리처물, 아포칼립스의 장르적인 특징이기도 하다"라고 얘기했다.

배우 이도현(이은혁 역)의 등장과 관련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히기도. 시즌2에선 괴물화 후 실종된 설정인 이도현이 파격적인 노출로 마지막 회의 엔딩을 장식해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해 이응복 감독은 "상반신은 이도현 본인이 맞는데, 하반신은 대역을 썼다"라며 "그 장면만 찍은 건 아니고 시즌3에서 맹활약한다. 동생 이은유(고민시)를 혼자 둘 리가 있겠나"라고 귀띔해 흥미를 자극했다.

'스위트홈2' 이응복 감독, 혹평에 답하다…"송강 분량 실종?" [인터뷰]
이응복 감독은 호불호 반응에 대해 "제가 부담을 가지면 드라마를 못할 거 같다. 모든 걸 책임져야 하는 게 감독의 역할이라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근데 배우분들과 스태프분들이 정말 정성껏 열심히 해주었다. 한 신 한 신이 다 기억에 많이 남는다. 어려운 작업을 수행한 것에 감사드린다. 그러한 노력들이 있으면 언젠가는 시청자분들을 감동시킬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좋은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라는 생각을 전했다.

또 그는 "드라마를 만들 때 저만의 원칙이 있다. 일회적으로 한 번 보고 마는 소비용보다 여러 번 곱씹어 볼 수 있는 드라마를 지향한다. 이런 드라마를 만드는 게 제 평소 소신이다. '스위트홈2'가 다소 불친절하더라도 관심을 가져주시면, 1년 후 2년 후 다시 볼 때마다 새로운 의미를 발견할 수 있으실 거다"라면서 "드라마를 만드는 이유가 제가 부족해서 더 알고 싶어서다. '드림하이'를 연출할 때는 소녀시대도 몰랐다. 회사에서 시켜서 했지만, 진짜 열심히 공부하며 만들었다. 첫 단추를 그렇게 끼웠다 보니까 모르는 장르에 겁 없이 달려들며 배우고 만드는 기쁨이 있다. 더 노력할 것이다"라고 뚝심 있는 모습을 보였다.

끝으로 이응복 감독은 "시즌2에도 좋은 부분이 많은데 소통이 안 되었다면 더욱 노력하여 좀 더 나은 '스위트홈3'로 돌아오겠다. 납득이 안 되는 부분들은 추후 넷플릭스와 상의해 반드시 해결책을 찾도록 하겠다"라며 "시즌3에선 시즌2에서 꼬아놓은 것, 모든 갈등이 풀리고 매회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압도적으로 이어진다. 성숙하고, 재미있게 돌아올 것이라 저는 정말 확신한다. '스위트홈3'는 답답하거나 궁금함을 느끼는 지점이 없을 거다. 시즌1을 만들 땐 2·3을 염두에 두고 만든 게 아니라 여운을 준 것이지, 시즌3는 거기서 완벽하게 완결이다. (송)강이도 군대를 갈 것이기 때문에 완벽히 닫는다. 주인공이 없으면 안 되는 것이니까"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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