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왼쪽)과 이정후.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출전한 김하성(왼쪽)과 이정후.
미국 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29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는 왼쪽 내야(3루수, 유격수) 보강에 나설 예정이고, 트레이드를 통해 김하성이나 개빈 럭스(LA 다저스)를 영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시즌 샌프란시스코는 타격에서 다소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팀 타율(0.235)은 내셔널리그 꼴찌였고, OPS(0.695)도 평균(0.740) 이하였다. 23홈런과 OPS 0.863을 기록한 윌머 플로레스가 그나마 타선에서 힘을 보탰지만, 전반적으로 타선이 가라앉은 모양새였다.
윌머 플로레스. /AFPBBNews=뉴스1
이에 샌프란시스코는 3루수와 유격수, 두 자리의 보강에 나설 전망이다. 핫코너는 FA 시장에서 맷 채프먼을 영입할 가능성이 높다. 골드글러브 4회를 차지하며 공수겸장 3루수로 자리매김한 그는 특히 멜빈 신임 감독과 오클랜드에서 5시즌(2017~2021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기에 충분히 데려올 수 있는 선수다.
다만 유격수는 시장에 마땅한 선수가 없다. FA 자원 중에서는 팀 앤더슨이나 아메드 로사리오가 있다. 하지만 앤더슨은 2019년 아메리칸리그 타격왕(0.335)이지만 올해 타율 0.245로 고전했고, 로사리오 역시 타율 0.263, OPS 0.683으로 평범한 성적을 냈다. 그렇다면 시선을 돌려 트레이드 시장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김하성의 수비 장면.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올해로 빅리그 3년 차를 맞이한 김하성은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2021년 117경기에서 타율 0.202를 기록했던 그는 지난해 주전 유격수로 150경기에 나와 타율 0.251 11홈런 59타점 12도루 OPS 0.708로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어 올해는 낯선 포지션인 2루수로 자리를 옮기면서도 152경기에서 타율 0.260 17홈런 60타점 84득점 140안타 38도루 OPS 0.749라는 성적을 올렸다. 야구통계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 5.8을 기록, 내셔널리그 전체 8위에 올랐다. 7월에는 타율 0.337, 5홈런, OPS 0.999를 기록하며 '광란의 여름'을 보냈다. 비록 9월 이후 부상과 슬럼프로 인해 타율 0.176으로 부진하며 아시아 내야수 최초의 20(홈런)-20(도루) 달성은 무산됐지만, 홈런과 도루, 안타 등에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김하성이 20일 골드글러브 수상 기자회견에서 글러브를 끼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샌프란시스코에는 김하성을 골드글러브 유격수로 만들어준 멜빈 감독이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 20일 골드글러브 수상 기자회견에서 김하성은 "가장 기억에 남은 건 밥 멜빈 감독님께 받은 축하다. '내가 만나본 선수 중에 손에 꼽을 많아 선수였다. 같이 해서 좋았고, 축하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추억을 떠올렸다. 그만큼 김하성을 잘 알고 있는 지도자다.
다만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샌디에이고와 맺은 4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인 내년 김하성은 800만 달러(약 104억 원)의 몸값을 받는다. 앞서 디 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이자 전 신시내티 단장인 짐 보든은 "샌디에이고는 800만 달러만 주면 되는 김하성을 트레이드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가치에 비해 연봉이 너무 낮아 오히려 트레이드하려면 큰 대가가 필요하다.
2019년 키움 시절의 김하성(왼쪽)과 이정후.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경기를 보기 위해 피트 푸틸라 단장이 직접 고척 스카이돔을 방문한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됐다. 한 에이전트는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을 통해 "푸틸라 단장은 이정후의 그 한 타석을 보기 위해 한국에 간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 모습이 이정후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다. 이정후는 그곳에서 슈퍼스타였고, 그를 스타 선수처럼 대우하는 팀에게 계약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입단한 이정후는 7시즌 동안 꾸준히 출장하면서 통산 884경기 타율 0.340, 65홈런 515타점 581득점 69도루, 출루율 0.407 장타율 0.491 OPS 0.898의 성적을 남겼다. 통산 3000타석 이상 나온 현역 선수 중 타율 1위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2022시즌에는 타율 0.349 23홈런 113타점 OPS 0.996이라는 엄청난 성적으로 MVP를 차지했다. 콘택트 능력을 유지하면서 꾸준히 장타력을 올렸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다만 올 시즌에는 부상으로 86경기 출전에 그쳤고, 타율 0.318 6홈런 45타점 OPS 0.861의 성적을 올렸다. 4월 한 달 동안 0.218의 타율을 기록하는 등 늦은 출발을 보인 이정후는 5월 0.305, 6월 0.374, 7월 0.435의 월간 타율을 보여줬다. 결국 6월 11일 3할 타율에 진입한 그는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했다. 그러나 7월 22일 사직 롯데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올랐고, 시즌 막바지인 10월 10일 고척 삼성전에서 팬서비스 차원의 출전을 마지막으로 시즌을 마쳤다.
이정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