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뉴스1) 윤일지 기자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30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상남초등학교를 찾아 경남교육청이 구축한 교수·학습플랫폼 '아이톡톡'과 스마트기기 '아이북'을 활용해 학생들이 수업하는 모습을 참관하고 있다. 2023.6.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하려면 2Gbps 수준의 인터넷 속도가 필요한데, 전국 학교 가운데 99.7%의 인터넷 속도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의 79.9%에 달하는 학교가 1Gbps 속도의 스쿨넷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이 역시 교육부가 2025년 전면 도입 예정인 AI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하기엔 속도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전국 학교 가운데 99.7%의 인터넷 속도가 1Gbps 이하에 그친 셈이다.
스쿨넷은 NIA(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학교유무선망협의회 등을 통해 전국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빠르고 저렴한 인터넷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현재 1Gbps(500Mbps~1Gbps) 기준 47만8000원 요금으로 대부분의 학교에 공급되고 있다.
교육부는 내부 자료를 통해 1Gbps의 속도로는 일정규모(1000명) 이상의 학교에서는 AI 디지털교과서 구현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도 1Gbps의 속도가 느리다는 의견이 다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보 교사는 "지금도 너무 자주 끊기는 인터넷으로 인해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잦다"며 "현재의 속도로 AI디지털교과서 적용은 어불성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증속하더라도 문제가 끝나는 건 아니다. 스쿨넷망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는 우려다. 교육부는 올해 말까지 태블릿PC, 노트북 등 학생용 스마트기기 총 370만 대가 보급돼 학생 1인당 0.7대(초등학교 3학년 이상 0.83대)가 갖춰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만큼 스쿨넷에 걸리는 부하가 점차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게다가 1Gbps 이상 증속 시 현재 사용 중인 교육청 집선장비(학교의 인터넷 회선을 관내 교육청으로 집중시켜 유해차단, 보안관제 등을 하는 장비) 역시 과부하에 따른 속도 저하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 교육부의 분석이다.
또 각 학교에서 현재 사용 중인 학교 방화벽 장비의 과부하로 속도 저하, 서비스 장애 발생 우려도 크다. 각 반에 설치된 무선 AP(중계기)간 채널간섭도 문제가 될 수 있고, 여러 학생이 특정 AP에 쏠리는 현상이 발생할 경우 속도가 저하될 수도 있다. 따라서 장비교체를 위한 추가 예산 역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3.8.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러한 김영호 의원실의 지적과 관련해 교육부 관계자는 "아직 AI 디지털교과서가 1Gbps에서 구동이 될지, 그 이상의 속도에서 구동이 될지 등의 구체적인 모습에 관해 결정된 바가 없고, 그에 따라 스쿨넷 증속이 필요한지도 확실치가 않다"며, "증속 비용은 현행 스쿨넷 요금제 기준 산술 계산에 의한 것"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정부가 에듀테크 진흥안까지 전면 발표하며 드라이브를 거는 모양새 이면에 AI 디지털교과서는 아직 실체도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학교 현장의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고, 그에 따라 각 시도 교육청별 막대한 예산이 수반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