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10시30분쯤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에서 반려견 순찰대 선발 심사 대회가 열렸다. 박은수씨는 반려견 마리아와 함께 이곳을 찾았다. /사진=김지은 기자
보슬비가 내리던 9일 오전 10시쯤.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에 마련된 '반려견 순찰대 선발 심사' 부스에는 강아지들이 10마리 넘게 모여있었다. 반려견 순찰은 반려견과 견주가 동네를 산책하는 과정에서 위험 요소 등을 발견하면 신고하는 동네 순찰 활동이다.
견주들은 이날 심사를 목전에 두고 반려견과 당일치기 반짝 훈련에 나서고 있었다. 공원 주변을 둘러보며 분위기를 살펴보기도 하고 미리 배변 활동을 하기도 했다. 반려견들은 목에 이름표를 달고 엉덩이를 흔들며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9일 오전 10시30분쯤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에서 반려견 순찰대 선발 심사 대회가 열렸다. /사진=김지은 기자
골든리트리버 호두를 키우는 김세빈씨 역시 "동물 병원에 포스터가 붙어있는 것을 보고 신청했다"며 "그동안 산책 훈련, 착하게 걷는 방법, 옆에서 붙어서 걷는 방법 등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다"고 말했다.
반려견 순찰대 점검표. /사진=서울시자치경찰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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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 중 반응' 평가 때는 반려견들의 집중력을 테스트했다. 반려견 3마리와 견주 3마리가 동그랗게 모여 5분 넘게 대기하면서 강아지들이 산만하게 움직이진 않는지, 다른 보호자를 보고 짖지 않는지 등을 체크했다.
'외부 자극' 평가 때는 목줄을 착용한 상태로 정해진 코스를 견주와 함께 산책했다. 훈련사는 "목줄을 느슨하게 했을 때 강아지가 보호자 옆에 잘 따라오는지를 확인할 것"이라며 "줄을 당기면서 앞으로 튀어나가면 감점이고 느슨한 상태로도 옆에 잘 따라가면 감점이 없다"고 말했다.
9일 오전 11시쯤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에서 반려견 순찰대 선발 심사 대회가 열렸다. 박은수씨는 반려견 마리아와 함께 선발 심사에 참여하고 있다./사진=김지은 기자
'기다려, 이리와' 평가 때는 반려견이 견주 통제를 잘 따르는지 살펴봤다. 견주가 "기다려"라고 말할 때 1회 신호 만에 바로 대기하는지, 견주와 2~3미터 떨어진 상황에서 "이리와"라고 부를 때 한번에 달려오는지 등을 지켜봤다. 훈련사는 마리아의 움직임을 보더니 "다른 강아지와 만날 때도 차분하고 전반적으로 컨트롤이 잘 돼서 추가 감점은 없었다"고 말했다. 반려견의 합격 여부는 오는 10일 문자 메시지로 개별 통보된다.
9일 오전 11시쯤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에서 반려견 순찰대 선발 심사 대회가 열렸다. 박은수씨가 반려견 마리아에게 '기다려' '이리와' '앉아'를 지시하고 있다. /영상=김지은 기자
강민준 서울시자치경찰위 경위는 "최근 이상동기범죄가 늘어나면서 반려견과 함께 순찰에 나서겠다는 시민도 늘어났다"며 "반려견 순찰대는 주민들이 우리동네 안전과 범죄 요소들을 살펴보고 치안 문화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서울 관악구에서 술 마신 채 쓰러진 여성을 반려견 순찰대가 발견했다. 소방은 반려견 순찰대의 119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사진=서울시자치경찰위원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