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어에어컨의 '오텍', 계열사 지원으로 우발채무 급증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3.09.0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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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어에어컨의 '오텍', 계열사 지원으로 우발채무 급증


캐리어에어컨을 생산하는 오텍 (4,200원 ▲125 +3.07%)그룹이 매출 1조원 달성 이후 성장통을 겪고 있다. 지난해 매출 1조원를 넘어섰지만 적자로 돌아섰고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자 1조 매출이 붕괴될 조짐이다. 최근엔 계열사 지원을 위해 채무보증이 늘어나면서 주축인 오텍의 우발채무가 늘어나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오텍의 우발채무 중 채무보증액은 658억원으로 2021년 말 376억원 대비 75% 증가했다. 오텍캐리어냉장 지급보증 386억원을 비롯해 자산유동화전문회사(SPC)의 채무인수 등 272억원이 오텍의 채무보증으로 잡혔다.



오텍그룹의 부채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2020년 말 기준 3934억원이던 부채는 지난해 말 4693억원으로 늘어났다. 같은기간 부채비율은 201%에서 330%로 높아졌다. 올 2분기 부채비율은 386%까지 상승했다. 상반기 단기차입금을 통해 원재료를 매입해 생산한 뒤 하반기에 되갚는 에어컨 산업 특성을 고려한다더라도 부채 증가 추세가 이어지는 것은 불안요소다. 실제로 금융비용은 1년새 2배 넘게 증가해 123억원이 나갔다.

캐리어에어컨으로 잘 알려진 오텍그룹은 앰뷸런스 등 특수차장 제조(오텍), 캐리어에어컨 냉난방기 생산(오텍캐리어), 상업용 냉동냉장설비 생산(오텍캐리어냉장), 자동주차시스템(오텍오티스파킹시스템)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한다.



오텍은 10년 전부터 매출 1조원을 목표로 달려왔지만 문턱을 넘지 못하다 2021년에 이르러서야 목표(연결기준)를 달성했다.

외형이 커졌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2019년 305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매출 1조원을 달성한 2021년 6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에는 190억원 적자전환하며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계열사 매출 절반을 차지하는 오텍캐리어의 부진이 그룹 전체에 부담을 주는 모양새다. 지난해 오텍캐리어는 230억원의 영업손실, 33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는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71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6억원 늘리며 수익감소 추세에 브레이크를 잡았다. 문제는 창업 20년만에 달성한 1조 매출 수성이 위태롭다는 점이다. 상반기 매출 감소로 매출 5000억원 마지노선이 무너졌다. 오텍은 상반기 5000억원 매출 달성에 실패한 해에 연간 1조원 매출 달성도 실패했다.


오텍 측은 오텍캐리어 실적 악화가 그룹에 영향을 주고 있지만 하반기부터는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오텍 관계자는 "수년간 신규사업이 없었기 때문에 자금 여건이 어려운 상황은 아니다"며 "건설경기 악화로 착공이 미뤄지면서 영향을 받았지만 올해 여름 기온이 높았기 때문에 (주력사업인 에어컨 판매량 증가로) 3분기부터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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