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한국 망했네요" 그때보다 더 심각…0.7명 출산율 쇼크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3.08.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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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6월 인구동향
1~6월 출생아수 12만343명…전년비 6.3% 줄어 역대 최저
인구 3년 8개월째 '자연감소'
서울 0.53명 전국 시도 꼴찌…가장 높은 세종·전남도 0.94
출산가구 주거안정에 9조원…정부 저출산 예산 효과 촉각

/사진=뉴스1/사진=뉴스1


올해 상반기 출생아 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분기(4~6월) 합계출산율도 0.7명으로 낮아졌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웃돌면서 한국 인구는 3년8개월째 자연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국 출생아 수는 12만343명으로 1년 전(12만8488명)보다 8145명(-6.3%) 감소했다.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81년 이후 상반기 기준 역대 최저치다.



최근 미국의 조앤 윌리엄스 캘리포니아주립대 명예교수가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 수치(0.78명)를 듣고 보였다는 반응("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와!")이 알려진 가운데 출산율은 오히려 더 떨어진 것이다.

"와, 한국 망했네요" 그때보다 더 심각…0.7명 출산율 쇼크
합계출산율은 2019년 1분기 1.02명을 기록한 이후 18개 분기 연속 1명을 밑돌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8개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명을 밑도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합계출산율이 0.53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았다. 가장 높은 곳은 세종과 전남이었는데 0.94명으로 이 역시 1명이 채 안됐다.

주 출산 연령대인 30~34세의 출산율이 크게 하락했다. 올해 2분기 30~34세 여성 1000명당 출생아는 65.4명으로 전년 동기(71.7명)보다 6.3명 줄었다. 같은 기간 25~29세는 23.1명에서 20.6명으로, 35~39세는 42.6명에서 41.4명으로 감소했다. 둘째와 셋째를 낳지 않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출생아 중 첫째 비중도 같은 기간 61.7%에서 63.7%로 높아졌다.

"와, 한국 망했네요" 그때보다 더 심각…0.7명 출산율 쇼크
이런 상황에서 저출산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는 정부는 그간 저출산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 '주거안정'에 초점을 맞춘 예산안 등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기대감도 일고 있다. 정부는 내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저출산 문제 해결방안을 '주거 안정'에서 찾았다. 내년 저출산 대책 예산의 절반 이상인 8조9732억원을 출산가구 주거안정을 위해 쓸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신생아 출산 시 디딤돌(주택구매)·버팀목(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는 요건을 부부 합산 연 7000만원 이하에서 1억3000만원으로 대폭 완화한다.


또 신생아 출산 가구에 대한 특별공급(분양)도 신설하고 공공임대도 우선 공급한다. 출산 가구가 미혼 청년, 비출산 신혼부부가 경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육아휴직 기간도 1995년 이후 처음으로 12개월에서 18개월로 연장(부모 모두 3개월 이상 사용시)하고 부모급여도 최대 월 100만원으로 상향 지급한다. 전문가들은 일단 주거 안정에 주목한 정부 예산안을 긍정 평가하면서 혼인 여부와 상관없이 출산을 하면 신생아 특별공급을 신청할 수 있게 한 부분을 주목한다.

하지만 정부 대책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디딤돌·버팀목 대출 소득 요건 완화는 그간 불합리했던 결혼에 의한 페널티를 합리화하는 수준"이라며 "육아휴직 연장과 같이 실질적으로 아이를 낳고 육아를 담당할 수 있도록 해주고 그에 따른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과감한 대책을 추가적으로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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