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사진=KIA 타이거즈
최원준이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제대해 돌아오는 2023년 6월은 올 시즌 KIA 타이거즈 팬들이 가장 기다린 시기 중 하나였다. 입대 직전 시즌인 2021년, 143경기 타율 0.295, 4홈런 44타점 82득점 40도루, 출루율 0.370 장타율 0.372를 기록하면서 9위 KIA의 몇 안 되는 희망으로 자리 잡았었다.
조재영 KIA 주루코치는 올해 초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김도영의 신체 능력은 압도적이다. 속도만 보면 우리 팀에서는 단연 톱이고 리그 전체를 놓고 봐도 김혜성(키움 히어로즈)과 비슷하다"면서 "(김)도영이가 건강하게 주전으로 나서고 경험을 쌓다 보면 한 시즌 50도루도 가능하다"고 기대를 나타낸 바 있다.
최원준./사진=KIA 타이거즈
3일 포항 삼성전은 세 사람의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예였다. KIA가 3-4로 뒤진 6회초, 박찬호가 선두타자로 나서서 원태인을 상대로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때려냈다. 최원준은 3루 방면으로 번트를 댔고 그 타구를 삼성 3루수 강한울이 1루에 악송구를 범하면서 2루 주자 박찬호는 홈을 밟았고 최원준은 2루까지 진루했다. 계속되는 작전 야구에 삼성 내야는 정신을 못 차렸다. 김도영마저 초구에 기습번트를 시도했고, 원태인의 송구보다 빠르게 1루에 도달했다. 최초 판정은 아웃이었으나, 비디오 판독을 통해 김도영의 발이 먼저 베이스에 닿았다. 결국 원태인은 무사 1, 3루를 만들어 놓은 채 마운드를 내려갔고 이재익이 볼넷에 이어 최형우에게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이후 4점을 추가해 6회초에만 6점을 뽑는 빅이닝을 만들면서 KIA는 12-8 대역전극을 완성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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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타도 방심할 수 없게 만드는 빠른 발이 상대 내야를 뒤흔들고 더 나아가 경기 자체를 쥐락펴락한 셈이다. 갈수록 도루의 숫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한 시즌 40도루가 가능한 선수가 3명, 그것도 나란히 이어진다는 것은 상대 팀에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또한 이들을 불러들일 능력이 되는 나성범-최형우-소크라테스 클린업은 상대 팀에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한다. 현재 6위에 머물고 있는 KIA가 강력한 5강 후보로 불리는 이유다.
박찬호./사진=KIA 타이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