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채한도 합의 난항…시장은 이미 디폴트 대비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3.05.11 05:00
글자크기

바이든·매카시 , 증액 이견…이달 내 합의 위해 12일 재논의
국채시장 위험반영 시작…신용 부도스와프 프리미엄도 급등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의장 등 의회 지도부의 부채한도 협상이 9일(현지시간) 전전 없이 끝났다. 이들은 오는 12일 다시 만난다. 결국 양측이 합의해 디폴트(채무불이행)는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지만 시장에서는 단기적인 위험을 회피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이날 회의에는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하원의장 외에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의회 지도부와 회담 뒤 부채한도 협상을 위해 오는 19~21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취소할 수도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달 안에 합의를 보겠다는 의지다.



협상을 서두르는 이유는 다음 달이 되면 미국 정부가 디폴트에 빠질 위험이 커서다. 지난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부채한도가 증액되지 않으면 다음 달 초 세입이 바닥나고 국채 발행도 못해 미국 정부가 채무를 이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바이든 대통령이 모든 정부 부처에 대해 "예산과 세출 내역을 분석해 어떤 부분에서 (지출 삭감을) 합의할 수 있는지 살펴보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공화당의 요구대로 삭감할 정부 지출이 있는지 검토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옐런 장관의 발언 이후 국채시장은 미국 정부의 일시적 디폴트 위험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이 정부 디폴트 위험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만기가 가장 짧은 국채의 수익률이 올라가게 되는데, 현재 6월 초중순에 만기가 도래하는 국채수익률이 크게 올라가는 상승 왜곡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정부의 디폴트시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는 보험상품인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도 급등했다. 현재 미국의 CDS 프리미엄은 일부 신흥국보다 더 높아졌다.

다만 시장은 디폴트 위험이 임박하면 결국 백악관과 의회가 부채한도 협상을 타결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미국이 실제로 전면적인 디폴트 위기에 빠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앞서 미국은 2011 부채한도 협상 타결이 늦어지면서 며칠간 일부 사회보장 지출을 중지한 적이 있으며 이에 따라 신용평가회사인 S&P는 미국 정부에 대해 AAA 신용등급을 박탈했다. 당시 금융시장은 단기 급락하며 혼란을 겪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