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음식(왼쪽) VS 샐러드.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thumb.mt.co.kr/06/2023/04/2023043019331599452_1.jpg/dims/optimize/)
하지만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초부터 나의 3무도 비슷하게 전개됐다. 금연에 돌입한 후 후각과 입맛이 돌아오자 수시로 무언가를, 특히 단 음식을 '흡입'하기 시작했고 이는 당뇨병 전 단계라는 나와 거리가 먼 듯한 병이 '잠입'하기 시작했다. '단짠' 가득한 배달 음식은 가장 먼저 끊어야 할 목록 1호였다. 배달 음식을 끊으면 거의 모든 음식이 심심하다. 하지만 인간은 환경의 동물인지라, 금세 새로운 맛에 길들여진다. 고작 1주일이다.
그렇게 배달을 잊고 있다가 어쩔 수 없이 회사나 다른 모임에서 배달 음식을 시킬 때 그 맛이 주는 느낌은 생경하기까지 하다. 몇 년 전엔 달고 살았던 그 맛이 마치 세상에서 처음 맛보는 것처럼 낯설게 느껴진다. 과장을 좀 하자면 같은 양을 먹었는데도, 집밥을 먹었을 때 만져지는 뱃살과 배달 음식을 통해 느껴지는 뱃살의 두께부터 달라 보인다. 채소와 건강식 양념이 사라진 음식이 불러오는 부정 효과가 무엇인지 제대로 증명해준다고 할까.
![택시(왼쪽) VS 자전거.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thumb.mt.co.kr/06/2023/04/2023043019331599452_2.jpg/dims/optimize/)
직장을 가진 30대 초반부터 마사지도 음주 대신 필수 아이템으로 이름을 올렸다. 중국식 마사지로 시작해 태국마사지로 정착할 때까지 매달 할부 내듯 카드를 긁고 다녔다. 효과는 단 하루뿐이었지만 마사지를 받는 그 순간, 짜릿함의 중독에서 벗어나기란 금연만큼 쉽지 않았다. 오죽했으면 독일이나 파리보다 중국이나 태국 쪽으로 취재 가는 걸 속으로 더 열렬히 환호했을 정도였다.
마사지에서 겨우 벗어난 계기도 결국 코로나19 기간 혈관 질환을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운동에서 시작됐다. 바로 맨발 산행이다. 우연히 박동창 맨발걷기시민운동본부 회장의 인터뷰를 보고 머릿속에 느낌표(!)가 훅 지나갔다. 그가 주장하는 맨발 산행의 효과는 딱 두 가지다. 지압효과(Reflexology)와 접지효과(Earthing)가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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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압은 말 그대로 맨발이 산에 놓인 돌멩이나 나무뿌리, 돌 등과 부딪히며 안마하듯 눌러주는 식의 효과를 노린다. 한 10년 전 일본의 한 온천에서 자갈로 깔아놓은 작은 길을 맨발로 걸으며 시원했던 기억이 이 기사를 읽는 내내 스쳤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했는데, 시멘트나 아스팔트가 아닌 흙길이 발과 만나면 몸에 쌓인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접지효과까지 준다고 하니, 당장 실행하지 않을 이유를 찾기 어려웠다.
![마사지(왼쪽) VS 맨발 산행.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thumb.mt.co.kr/06/2023/04/2023043019331599452_3.jpg/dims/optimize/)
택시와 배달 음식을 이용하지 않고 마사지까지 받지 않으니 수혜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운동 시간이 늘어나고 건강한 음식을 먹을 기회가 많아졌다. 비용도 크게 줄었으나 줄어든 비용은 죄다 채소니 과일이니 건강 재료들에 재투자돼 결국 손익분기점에 맞췄을 뿐이다.
그래도 눈 뜨자마자 하품부터 하고 시작하는 여느 하루와 달랐다. 점심 먹고 졸리고 저녁 먹고 바로 또 졸리는 식곤증의 감옥에서도 탈출했다. 군침 넘어가는 케잌을 배달해서 먹고 금세 나온 뱃살을 어루만지며 속이 더부룩했던 경험은 100% 호밀빵과 샐러드 식단으로 차린 끼니 앞에서 이제 명함도 내밀기 힘든 추억이 됐다.
그래도 아주 멀리 하지는 않는다. 한 달에 몇 번은 나에게 주는 선물처럼, 아니 '이 정도는 극복 가능'의 테스트처럼 일부러 도전하기도 한다. 그리고 나선 자신 있게 이렇게 자문한다. "예전 맛이 아닌데. 내가 이걸 다 먹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