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가상화폐 비트코인/ⓒAFP=뉴스1
지난 11일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한 세계 3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 프리드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자신의 실패를 인정했다. 최대 500억달러(약 66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남긴 채 회사 파산을 결정, 암호화폐(코인) 시장에 대형 폭탄을 투척한 것 치고는 다소 짧은 글이다. (물론 회사는 공식 보도자료를 냈다.)
199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태어난 그는 유년기를 명문 스탠퍼드대 캠퍼스에서 보냈다. 부모가 모두 스탠퍼드대 로스쿨 교수다. 매사추세츠공대(MIT)에 진학해 물리학과 수학을 전공한 30세의 이 엘리트 사업가는 FTX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와 헐렁한 반바지 차림을 트레이드마크화하며 각종 행사장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아시아 최대 국부펀드 중 한 곳인 싱가포르 테마섹 등이 그의 젊고 참신한 이미지에 반해 FTX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을 정도다.
샘 뱅크먼 프리드 FTX 창업자 /ⓒ로이터=뉴스1
하지만 전 세계 투자자들이 믿었던 이 '코인왕국'은 시장에서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지 약 열흘 만에 완전히 무너졌다. 지난 8일 60억달러(약 8조원) 규모의 대규모 예금인출사태(뱅크런)가 발생한 시점을 기준으론 정확히 나흘 만에 파산 신청이 이뤄졌다. FTX로부터 투자받은 핀테크 업체 로빈후드 주가가 폭락했고, FTX그룹에 투자나 대출을 해 준 블랙록과 세쿼이아캐피털 등도 줄줄이 피해를 봤다.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세계 2위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는 소식으로 뱅크 런(bank run,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이 발생하고 바이낸스의 인수 철회 소식까지 이어지며 비트코인이 12% 폭락하는 등 가상자산이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10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나타난 비트코인 시세가 2400만원을 밑돌고 있다. 2022.11.1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코인이 고유의 가치 창출 능력을 의심받기 시작했는데, 그 누구도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FTX 파산 신청 기사에 달린 댓글은 코인 시장의 현실을 그대로 말해준다. "진짜 돈으로 왜 가짜 돈을 사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