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지하 1km에 거대 실험실?…'우주 비밀' 풀 어벤져스 움직인다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22.10.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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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세계 6위' 규모 지하실험실 '예미랩' 준공

강원도 지하 1km에 거대 실험실?…'우주 비밀' 풀 어벤져스 움직인다


강원도 정선 지하 1000m 공간에서 우주의 근원을 찾는 연구가 시작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초과학연구원(IBS)은 5일 강원도 정선군 '예미랩' 지상연구실에서 준공식을 개최했다.

예미랩은 강원도 정선군 예미산 지하 1000m에 위치한 고심도 지하실험시설이다. 2020년 8월 지하터널 공사를 완공했고, 지난달 차세대 대용량 검출기 인프라 구축 공사와 지상연구실 리모델링을 완료했다.



지금까지 IBS 지하실험 연구단은 현재 강원도 양양군에 있는 지하 700m 아래 300㎡ 규모 양양실험실에서 실험을 해 왔지만, 연구시설의 깊이와 크기 모두 한계에 다다랐다. 하지만 예미랩 완공으로 약 3000㎡ 면적의 세계 6위급(면적 기준) 지하실험시설에서 본격적으로 '암흑물질' 탐색과 중성미자 연구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암흑물질은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물질이다. 우주에너지의 약 26%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성미자는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입자이며 경입자(가벼운 입자)의 한 그룹으로 전하량이 없다. 암흑물질의 존재와 중성미자의 특징을 밝히는 연구는 세계 물리학계의 최우선 과제다. 그러나 이들의 신호 포착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배경잡음(우주선 등)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연구 환경이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세계적 연구그룹들은 경쟁적으로 지하 깊은 곳에 연구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IBS 지하실험 연구단은 예미랩 완공을 계기로 내년부터 양양실험실의 실험장비를 이전해 중성미자 미방출 이중베타붕괴(AMoRE-II) 연구와 암흑물질탐색(COSINE-200) 연구 등 우주의 근원을 탐구하는 연구를 본격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AMoRE-II 실험은 몰리브덴을 이용해 중성미자 물리적 특성을 규명하는 연구다. 양양에서 수행된 AMoRE-1 실험에 이어 예미랩에서는 몰리브덴 결정 크기를 기존 6㎏에서 200㎏까지 키워 진행한다. COSINE-200은 지구로 날아온 암흑물질과 COSINE 검출기 내 결정(아이오딘화나트륨, NaI)의 충돌 과정에서 암흑물질의 흔적을 탐색하는 연구다. IBS 지하실험 연구단은 암흑물질의 유력한 후보로 알려진 윔프(WIMP) 입자에 대한 연구 성과를 2018년 네이처(Nature)지에 게재해 세계 물리학계 주목을 받은 바 있다.

IBS 지하실험 연구단은 다른 기관과도 예미랩을 공동 활용한다. 기상청은 국가 지진 관측망 구축과 지진관측장비 성능검증을 위한 실험실을 조성 중이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심부 암반의 거동연구, 지하공간의 특성 평가와 모니터링, 안정성 연구 등을 위해 예미랩을 활용한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 경북대,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와도 공동 활용을 추진 중이다. 또 미국 중성미자 연구그룹(IsoDAR) 등 해외 연구기관과의 공동 연구도 추진할 예정이다.


준공식에 참석한 오태석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특정 기초과학 분야에서는 거대 연구시설이 세계적인 연구 성과 창출에 필수적"이라며 "세계 6번째 규모의 지하실험 연구시설인 예미랩에서 국내·외 연구자들이 공동연구를 수행하며 더욱 세계적인 연구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도영 IBS 원장은 "예미랩의 공동 활용을 활성화해 다양한 국가 과학기술 분야의 성과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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