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부터 우유 무관세...국산 우유 더 잠식당한다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지영호 기자 2022.09.1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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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국산우유 생존의 시간 3년

편집자주 정부와 낙농가가 원유가격 인상 논의에 들어갔다. 소비자가격이 더 오르고 그만큼 소비자 부담이 커진다. 우유시장은 축소되는데 가격 경쟁력은 더 없어지는 셈이다. 3년3개월여 뒤인 2026년부터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무관세로 수입산 우유가 들어오면 국산우유의 설 자리가 더 좁아진다.

2026년부터 우유 무관세...국산 우유 더 잠식당한다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2026년부터 미국과 유럽 우유가 무관세로 수입된다. 관세가 있음에도 시장을 잠식당하는 마당이라 국산 우유가 더욱 수입산 우유에 시장을 내주게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은 그만큼 크다.

미국산 유제품(밀크와 크림)의 관세율은 FTA 일정에 따라 2026년 1월부터 '제로'가 된다. 올해 적용되는 관세는 9.6%지만 내년엔 7.2%, 2024년 4.8%, 2025년 2.4%까지 순차적으로 낮아진다. 유럽연합(EU)의 무관세 적용 시점도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미국에 문이 열리고 6개월 뒤면 세금이 없어진다. 유럽우유에 대한 관세는 3개월 전만 해도 11.2%였지만 지금은 9.0%다. 내년 7월부터 6.7%로 낮아지는 등 0을 향해 수렴한다. 낙농대국인 오세아니아 국가의 무관세 시계는 상대적으로 느린 편이다. 호주가 2033년, 뉴질랜드가 2034년 무관세가 된다. 관세청은 "각국의 FTA는 일정대로 움직이고 있다"며 "우유에 대한 유예기간은 없다"고 했다.



이미 멸균우유 시장 내 수입산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10%대의 관세가 붙어도 국산 우유보다 싼 수입산 멸균우유를 찾는 소비자들이 계속 늘고 있다.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판매량, 조회수 등을 반영한 인기상품 상위 10개 중 1~4위를 포함한 6개가 유럽산이다. '믈레코비타 우유1L(폴란드산)', '밀키스마 프리미엄 우유1L(폴란드산)' '로비츠 파르카디아 우유 3.5% 1L(폴란드산)', '데이리스타 밀쉬 우유 1L(독일산)' 등이 그 뒤를 잇는다.

관세가 부과되고 있음에도 현재 최저가 기준 폴란드산 멸균유 1L 가격이 배송비 포함 1500원대다. 국내 일반 우유(서울우유, 1L당 2700원) 대비 절반 수준이다. 멸균유(서울우유, 1L 1896원)보다도 낮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내 멸균우유 시장은 1492억원으로 전년보다 11% 가량 규모가 늘어났다. 2017년 566억원보다 2.6배가 커졌다. 2025년엔 1845억원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시장규모 확대에 따른 수혜는 외국산의 차지인 셈이다. 지난해 멸균우유와 분유 등을 포함한 전체 국내 원유 시장에서 수입산의 점유율이 54.3%로 최고치였다.



국내 유업계는 수입산 우유의 공습에 따른 매출 타격을 우려한다. 관세가 사라져 이보다 가격이 더 낮아지면 시장을 잃을 수 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다. 국내 유업체 관계자는 "아직까지 수입 우유가 국내 우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미만에 그친다"면서도 "관세가 없어질 때까지 국산 우유의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국내 우유시장은 수입산에 점령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6년부터 우유 무관세...국산 우유 더 잠식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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