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가 다음 달 디폴트옵션 상품을 승인하고 이후 본격적으로 디폴트옵션이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잠들어있던 퇴직연금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기존에는 퇴직연금 적립금의 최대 70%만 위험자산에 투자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디폴트옵션 상품을 통해 위험자산 투자 비중을 100%까지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 연구원은 "이는 수익률 제고와 노후 보장 목적을 지닌 만큼 장기 성격의 자금"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주식시장 변동성을 낮출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특히 TDF(타깃데이트펀드)로 돈이 몰릴 것이란 전망이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예상 연도를 목표 시점으로 잡고 생애주기에 따른 자산 배분 전략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알아서 조정해주는 글로벌 자산 배분 펀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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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원석 한국투자신탁운용 연금마케팅1부장은 "디폴트옵션을 먼저 도입한 미국의 사례를 보면 TDF가 디폴트옵션 상품 중 절대 우위를 차지한다"며 "국내에서도 TDF가 주요 상품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최근 TDF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6년 670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TDF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조원을 웃돌았다. TDF 전체 순자산 중 퇴직연금에서 유입되는 비중은 2016년 25% 수준에서 지난해 70%까지 상승했다.
TDF 외에 인덱스형 펀드나 테마형 ETF(상장지수펀드)에도 자금이 들어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 연구원은 "TDF와 인덱스형 ETF로 자금이 유입될 경우 지수 구성 상위 종목은 수급효과를 누릴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다만 이번 디폴트옵션 상품 대상에 원리금보장형이 포함된 만큼, 디폴트옵션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증시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투자자들이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며 "생각보다 디폴트옵션의 파급력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섣부르게 기대감을 품기보다는 시간을 갖고 디폴트옵션의 효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는 디폴트옵션으로 유입되는 자금들이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도 "초기에는 효과를 느끼기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 선임연구위원은 "초기에는 자금이 폭발적으로 유입되기 어려운 만큼 디폴트옵션의 효과를 느끼려면 최소한 4~5년은 걸릴 것"이라며 "긴 호흡에서 이를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