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은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진짜 명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2주동안 코로나가 크게 확산되지 않는다면 친척들이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일 것으로 보인다. 명절 증후군에도 이번에는 고향을 찾겠다는 사람이 많다.
친척과 고향 친구들을 만나는 것은 반갑지만 차례상을 차리는 일까지 즐거울지는 모르겠다. 밥상물가가 심상찮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폭우는 성수품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정부는 지난 12일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이번 폭우로 농산물 침수·낙과 879헥타르(ha), 가축폐사 8만6552마리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 작황관리팀을 만들고 배추, 사과, 배 등의 생산량이 줄어들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병해충 피해를 막기 위해 약제를 공급하고 예비묘 등을 준비했다. 하우스·과수원·축사 등 시설 점검과 응급복구에도 나선다. 지난 13일에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직접 배추 산지를 찾기도 했다.
정부의 조치에 '역대 최대 규모'란 단어가 보이는 것은 다행이지만 이번 추석 성수품 수요 또한 최근 3년중 최대가 될 것이라는 점은 우려할 만한 점이다. 게다가 이번 추석은 경제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전국에서 모인 친척들이 "물가가 장난이 아니야"라는 말을 늘어놓기 시작하면 향후 물가향방을 좌우하는 기대인플레이션이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 이번 추석을 매년 두번 있는 명절로 치부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정부는 기왕에 마련한 대책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마지막까지 현장을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안재용 기자 /사진=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