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이 매력에 빠진 시청자들은 최근 급격히 늘었다. 지난달 29일 첫 방송된 드라마는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수도권 시청률이 첫 회에는 0.8%에 불과했지만 방송 5회 만에 무려 10.3%로 10%의 벽을 넘었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우영우(박은빈)와 이준호(강태오), 권민우(주종혁)와 동그라미(주현영) 등 젊은이들이 엮어가는 로맨스물이다. 또 한 편으로는 ‘우영우의 아버지 우광호(전배수)는 왜 미혼부가 된 것일까’ ‘법무법인 한바다의 한선영 대표(백지원)는 우영우의 친모 이야기를 왜 꺼내는 것일까’ 하는 전개를 생각하게 하는 추리물의 성격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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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윤계상은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드라마 ‘키스 식스 센스’를 마치고 “최근에는 복합장르가 아닌 작품이 없다. 우리 작품만 해도 로맨스가 그려지다가 갑자기 스릴러로 변하고 코미디가 나오기도 한다. 배우라면 이 모든 상황변화에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도 이러한 특징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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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복합장르의 장점이자 단점은 이 조화다. 이 조화가 잘 이뤄질 경우에는 그 어떤 작품에도 볼 수 없는 신묘한 경지가 펼쳐지지만, 조화가 이뤄지지 않고 각각의 요소가 삐걱대면 그것처럼 산만한 작품도 없다. 그러한 의미에서 장르 하나하나의 기본을 잘 지키면서 그 조화를 이루는 일이 모든 드라마 제작자, 스태프들의 바람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좋은 예시로 남을 것 같다. 일단 휴머니즘적인 요소에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어당긴다. 자폐가 있는 변호사 우영우는 씩씩하게 한바다의 일원으로 재판에 나서지만 조금씩 시련을 겪는다. 호감이 있는 송무팀 직원 이준호(강태오)의 후배를 거리에서 만났는데 ‘장애인 자원봉사를 하고 있냐’는 말을 듣고, 역시 자폐 증상이 있는 피고인을 변호하는 과정에서는 피고인의 부모에게 불신을 받는다. 그는 결국 낙담해 변호사를 관두기로 하지만 다시 친구와 남자주인공의 격려로 용기를 낸다.
사진제공 = 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법정물로서도 만족스럽다. 법리를 펼치고 재판의 상황에서 어떤 창의적인 발상이 먹히는지를 절묘하게 파고든다. 1회에서 형사사건을 민사사건을 돌려 생각한다든지, 2회에서 특별손해를 생각해 내 332억원의 손해배상이 가능하다는 발상을 하는 것도 실제 법조인들의 무릎을 치게 했다. 그 와중에도 사건의 경중을 정확히 판단하고, 무리한 재판이라든지 승소 가능성이 없는 재판도 가늠해내는 균형감각도 절묘하다. 궁지에 몰리던 우영우가 ‘고래가 나타나는’ 각성의 과정을 거쳐 명쾌한 결론을 낸다는 구성 역시 카타르시스를 준다.
로맨스물로도 평균 이상은 한다. 이준호가 우영우에게 갖는 관심은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단순한 배려나 동정으로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이준호 캐릭터는 고래 이야기를 좋아하는 우영우를 위해 시간을 따로 내 고래 이야기를 듣고, 나중에는 큰 고래의 사진을 걸어 우영우를 감동하게 하는 이벤트도 한다. 두 사람 사이에는 우영우가 가진 마음의 담벼락이라는 장애물이 있지만 이준호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스며들듯 우영우에게 다가선다. 이 역시 보는 이를 흐뭇하게 하는 설정이다.
우영우 역의 박은빈 그리고 강태오(이준호 역), 강기영(정명석 역), 최수연(하윤경), 권민우(주종혁) 등 주요 인물들의 연기뿐 아니라 드라마는 한 편당 주인공이 되는 유력 조연들을 배치해 캐릭터성을 높였다. 누가 봐도 이 드라마는 ‘원톱’ 우영우가 이끄는 캐릭터물이다. 하지만 이 캐릭터를 떠받치는 장르들의 단단한 교합이 있기에 작품은 대중에게 훨씬 가깝게 다가설 수 있다. 이 단단함이 지금 드라마를 향한 열기의 원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