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사진=AP뉴시스, AFP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을 인용해 유리 보리소프 러시아 부총리가 쿠릴열도 4개섬에 대해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전면 개발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日 보고 있나?"…쿠릴열도서 군사훈련, 전면 개발 시사도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쿠릴열도 4개 섬을 면세 특구로 지정하는 법안에 전격 서명했다. 이들 4개 섬에서 사업을 하는 외국 기업에 20년 간 법인세 등을 면제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으로 일본을 견제하려는 조치라는 해석이다. 러시아가 면세 특구를 설치해도 투자할 외국 기업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법을 바꾼 것은 일본을 향한 메시지라는 것이다.
"러시아가 불법점거" 일본도 적극대응…양국 갈등 격화 우려
지난 2020년 2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도심에서 국제활동가들이 러시아의 침략 성향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일본 국기를 덮어 쓴 이들은 "러시아는 자국 영토가 아닌데도 개의치 않는다"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일본은 장기간 러시아와 영토권 분쟁을 벌여 왔다. /사진=AFP
이 시각 인기 뉴스
기시다 총리는 취임 이후 줄곧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북방 영토 관련 방침을 계승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하자 입장을 바꾼 것이다. 지난 2018년 11월 아베 당시 일본 총리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양국 간 평화조약을 조속히 체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러시아가 분쟁이 있는 4개 섬 가운데 2개(시코탄·하보마이)를 일본으로 반환하되, 일본은 국회에서 '고유 영토'라는 표현을 자제하기로 했다. '우리가 주권을 가진 섬' 등 모호하게 표현하는 등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기로 약속한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오른쪽)이 지난 2019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국제유도대회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AFP
국제사회는 쿠릴열도를 둘러싼 러시아와 일본의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1945년 8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1951년 4월 체결된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에 옛 소련이 서명하지 않아 러시아와 일본 간에는 평화조약이 없는 상태다. 1956년과 2019년 2개 섬 영토권을 일본에 넘겨주기로 한 협상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현재 일본은 4개 섬에 대해 "고유 영토"라는 주장을, 러시아는 전쟁 과정에서 해당 섬들을 모두 점령한 만큼 돌려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