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부무가 자국 은행들에게 러시아 달러화 채권 이자 지급 불허 명령을 내리면서 러시아가 국가부도 위기에 처했다. 사진은 미국 달러와 러시아 루블화/사진=AFP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자국 은행들에게 러시아 달러화 채권 이자 결제 처리와 관련 불허 명령을 내렸다.
앞서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제재 초기인 지난달 16일 달러화 채권 이자를 지급한 바 있다. 당시에도 국가부도 위기에 놓였지만 미국의 허가로 투자자들에게 이자 지급이 이뤄졌다.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재무부 건물/사진=AFP
그는 이어 "러시아는 자국에 남아 있는 달러 보유고를 소진하거나 새로운 수입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며 "이 두 가지를 할 수 없다면 채무불이행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달러화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지만 당장 국가부도가 나는 것은 아니다. 최초 이자 지급 만기일로부터 30일간 지불 유예기간이 주어진다. 러시아가 다음달 4일까지 이자를 갚으면 부도 위기에서 벗어나지만 갚지 못할 경우 1998년에 이어 24년 만에 디폴트 상황을 맞는다. 당시엔 아시아 외환위기와 맞물려 루블화 채권을 갚지 못해 국가부도를 선언했다. 이번엔 1917년 러시아 공산혁명 이후 약 105년 만에 처음으로 외화 국채 때문에 디폴트 위기에 놓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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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러시아는 외환보유고 접근이 불가한 제재로 채무 지급이 어려운 만큼 자국 통화인 루블화로 갚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달러화 채권을 발행할 때 루블화 대체 지급 규정 등을 명시하지 있지 않아 러시아가 이자를 루블화로 지급할 경우 국제사회는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한다. 이 경우 원금을 전액 상환하는 등 법적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러시아는 국제 자본시장에 발을 들여 놓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