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에 집착하는 러시아…이번엔 우크라 원자력 연구소 폭격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22.03.1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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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자포리자 이어 하르키우 연구소 공격

지난 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포격으로 화재가 발생한 우크라 자포리자 원전/사진=로이터지난 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포격으로 화재가 발생한 우크라 자포리자 원전/사진=로이터


러시아가 이번엔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 있는 원자력 연구소를 폭격했다. 체르노빌·자포리자 등 대규모 원전을 장악한 데 이어 관련 주요 시설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AP통신 등에 따르면 안톤 게라센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은 이날 "하르키우 물리학 기술 연구소와 인근 건물 다수가 폭격 피해로 화재가 발생했다"며 "이 연구소는 과학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실험용 원자로가 있어 손상될 경우 방사능 누출 위험이 크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소방당국이 나서 이 지역 화재를 진압하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다행히 방사능 수위에 변화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폭격은 항공기 공습이었다고 주요 외신들은 전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내 핵물질이 저장된 시설을 집중 공격하고 있어, 이번 전쟁이 대규모 환경 재난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하르키브 일대 건물들이 완전히 붕괴됐다./사진=AFP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하르키브 일대 건물들이 완전히 붕괴됐다./사진=AFP
러시아군은 침공 직후 체르노빌에 이어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를 장악한 바 있다. 이후 이들 원전의 전기와 통신을 차단해 국제사회에 방사능 누출 불안감을 극대화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원전 시설에 공격하는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우크라이나군이 지키고 있는 주요 도시의 전기 공급 라인을 장악하기 위해서다. 도시 내에 전기가 끊기면 교전이 장기화할수록 안에서 방어하는 쪽이 절대 불리한 상황에 놓인다.

특히 우크라이나 최대 원전인 자포리자의 경우 영토 전체 전력의 4분의 1을 담당한다. 치열한 교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전력 공급망을 장악한 러시아가 통제권을 크게 강화한 셈이다.


우크라이나 침공 명분을 쌓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군사작전을 명령하면서 우크라이나 내부 극단세력이 핵무기를 보유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들의 핵무장 시도를 막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원전 시설을 장악했다는 논리를 펴려는 의도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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