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 밀린 인텔, 독기 품었다…이스라엘 반도체 업체 7조 인수 추진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22.02.1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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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세미컨덕터'와 인수 협상 막바지,
위탁생산 분야 경쟁력 높이려는 일환…
미국 내 자체 생산시설도 공격 확장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 인텔 본사 앞 /사진=AFP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 인텔 본사 앞 /사진=AFP


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이 이스라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를 약 7조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에 전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빼앗긴 이후 공격적으로 생산시설 확충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이 60억달러(7조2000억원)에 이스라엘 업체인 타워세미컨덕터를 인수하는 협상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보도했다. 또 특별한 문제로 협상이 결렬되지 않는 한 이번주 중 협상 타결 소식이 공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타워세미컨덕터는 자동차 등 소비자용 제품, 의료·산업용 장비 등에 필요한 고부가 아날로그 반도체와 집적회로를 주로 생산하는 업체다. 본사는 이스라엘 북부에 있으며 생산시설은 이스라엘을 비롯해 미국 캘리포니아·텍사스, 일본 등에 있다.

타워세미컨덕터는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으며 시가총액은 약 36억달러(4조3000억원) 규모다. 타워의 시장 가치를 고려할 때 인텔이 제시한 인수가에는 상당한 프리미엄이 포함됐다고 WSJ는 분석했다. 이날 인수 소식이 전해진 뒤 타워세미컨덕터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50% 가까이 폭등했다.



인텔 최고경영자(CEO) 팻 겔싱어/사진=AFP인텔 최고경영자(CEO) 팻 겔싱어/사진=AFP
인텔이 이번에 타워세미컨덕터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위탁 생산시설 확충의 일환이다. 전 세계 반도체 공급난 상황에서 경쟁력을 끌어 올리는 동시에 지난해 삼성전자에 밀린 반도체 매출 1위를 재탈환하기 위해서는 파운드리 분야를 키워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해 여름에도 인텔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시도한 바 있다. 글로벌파운드리가 매각 대신 기업공개(IPO)를 선택하면서 인텔은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 지속적으로 인수 대상을 물색해 온 것으로 보인다.

자체 생산시설 확충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인텔은 미국 애리조나주와 뉴멕시코주 등에 투자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지난달에는 오하이오주에 200억달러(24조원) 규모 제조시설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유럽에 공장을 건설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몇 년 간 밝힌 투자 계획 규모가 1000억달러(120조원)가 넘는다.


한편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17일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인텔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인텔의 미래 10년 전망과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엣지 전략에 대한 인텔의 향후 사업과 투자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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