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와 'GOAT'의 조언

머니투데이 송정렬 디지털뉴스부장 겸 콘텐츠총괄 2022.02.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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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열의 Echo]

#미국에서 흔히 4대 스포츠라고 하면 아메리칸풋볼,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를 꼽는다. 이중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단연 아메리칸풋볼이다. 경기시간 60분 내내 덩치 큰 선수들이 끊임없이 돌진하며 충돌하는 풋볼의 격렬함과 공격성은 다른 종목엔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다. 미국인들이 풋볼에 열광하는 이유다.

"이제 헌신하는 다음 세대 선수들에게 필드를 맡기고 떠나는 것이 최선이다." 미국프로풋볼(NFL)의 살아 있는 전설 톰 브래디가 지난달 말 은퇴를 선언했다. 올해 45세 나이에도 정상을 지킨 브래디는 스스로 은퇴를 선택했다. 그는 지난해 무려 20년을 뛰며 슈퍼볼 6회 우승의 왕조를 건설한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떠나 탬파베이 버커니어스로 둥지를 옮겼다. 하지만 이적 첫해 슈퍼볼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브래디의 22년 경력은 화려함 그 자체다. 슈퍼볼 우승 7번, 슈퍼볼 MVP(최우수선수) 5차례, 시즌 MVP 3회 등 빛나는 업적을 달성했다. 커피와 술은 물론 백설탕도 먹지 않는 지독한 자기관리와 끊임없는 반복훈련의 땀방울로 만들어낸 결과다.

#미국 언론은 브래디에게 '논쟁의 여지가 없는 NFL의 GOAT(The Greatest Of All Time)'라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미국 언론은 아무에게나 GOAT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는다. 무하마드 알리(복싱) 마이클 조던(농구) 웨인 그레츠키(아이스하키) 베이브 루스(야구) 정도는 돼야 한다. 모두 자신의 종목에서 전무후무한 수준의 위대한 업적을 달성, 영웅이자 전설의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GOAT는 항상 논쟁거리이기도 하다. 순위 매기기를 좋아하는 미국인들이 "누가 실제로 (종목을 떠나) GOAT인가"를 두고 자주 논쟁을 벌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브래디가 7번째 슈퍼볼 우승반지를 끼었을 때도 격렬한 GOAT 논쟁이 불붙었다. "슈퍼볼 7회 우승의 금자탑을 쌓은 브래디가 GOAT"라는 주장에 "무슨 소리, 농구의 마이클 조던이 가장 위대한 선수다." "웨인 그레츠키가 아이스하키에서 쌓은 업적을 넘어설 선수는 없다" 등의 반박이 뒤따랐다.

미국인들이 한동안 브래디가 은퇴한 아쉬움을 다시금 GOAT 논쟁으로 달래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여론조사기관 유거브아메리카가 지난해 실시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운동선수' 조사에선 무하마드 알리와 마이클 조던이 1위와 2위에 올랐다.

#'당신이 시도하지 않은 슛은 100% 빗나간 것과 마찬가지다.' 유통분야 라이벌 롯데 신동빈 회장과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연초 신년사에서 똑같이 인용한 말이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GOAT로 불리는 웨인 그레츠키가 한 말이다. NHL 정규리그 최다득점(894골) 등 무려 60개 이상 기록을 보유한 최고의 골잡이는 자신이 그렇게 많은 골을 넣은 비결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슈팅을 많이 시도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유통산업은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 분야다. 더구나 유통의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 대기업들은 죽을 각오로 변화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두 총수는 그레츠키의 말을 통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변화를 위한 도전과 실천에 나서달라고 주문한 것이다.

코로나19 고통이 2년째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통화긴축 시계가 빨라지며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원자재가격 급등, 물류난 등도 불안요인이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위기 너머로 또다른 위기들이 몰려온다.

태풍이 오면 선원은 파도가 아니라 선장을 본다고 한다. 어떤 조직이든 위기에 맞서 과감히 변화의 '슛'을 시도하려면 무엇보다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는 기업이나 정부나 마찬가지다. GOAT급 리더라면 더할 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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