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력·사내복지도 빌려 쓴다…개인 이어 기업도 '구독 시대'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2.01.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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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트렌드]구독 열풍 B2C→B2B 확산

편집자주 혁신은 잔잔한 물결처럼 다가오다가 어느 순간 거대한 너울로 변해 세상을 뒤덮습니다. 경제·사회 패러다임의 변화를 대표하는 핵심 키워드를 발굴하고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분석해 미래 산업을 조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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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건(채식주의자) 전용 밀키트로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꾀하려던 A사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해외마케팅 전문가가 필요하지만 장기 고용할 여력이 없고 전문성을 검증하기도 어려웠던 탓이다. A사는 이 문제를 '탤런트뱅크'를 통해 해결했다. 이는 전문가와 기업을 연결해 필요한 기간에 프로젝트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재 매칭 플랫폼이다. 기업이 의뢰한 문제에 대해 면밀히 분석해 당면한 상황에 가장 적합한 전문가를 1회, 2주, 3개월 단위로 투입할 수 있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게임·커머스 등 B2C에서 촉발된 '구독 열풍'이 기업 경영에 필요한 다양한 요소들로 옮겨가고 있다. 전문인력은 물론 IT기기와 소모품 같은 물품에서 구내식당, 직원복지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그동안 구매했던 것들을 이제는 구독서비스 형태로 이용하는 이른바 기업용(B2B) '애즈 어 서비스'(aaS;as a Service)가 각광받고 있다.



디지털 기기 유통 전문 기업 페어스퀘어커머스는 스타트업 맞춤형 IT기기 구독서비스인 '페이시'를 운영한다. 자금이 부족한 스타트업에게 10만원대 월 구독료로 고성능 노트북 등 고가의 IT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서비스다. 단기 대여는 물론 36개월 이상까지 원하는 기간만큼 구독 가능하다.

탤런트뱅크는 기업에게 각 분야 전문가의 역량을 빌려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고급 인력을 들이기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에게 전문가와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획기적인 솔루션이 필요하나 고액 연봉을 받는 전문가를 들이긴 부담스러운 중소기업과 정년이지만 능력 있는 전문가 양쪽의 수요를 모두 충족시킨다는 평가를 받는다. 평균 재의뢰율이 60%에 달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고 월 150건 정도의 인력 매칭이 이뤄지고 있다.
복지대장 서비스 화면 복지대장 서비스 화면
모바일 식권 서비스 식권대장은 네이버파이낸셜과 제휴해 기업복지 포인트를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복지대장' 서비스를 선보였다. 기업이 식권대장 앱을 통해 복지 포인트를 지급하면 임직원은 이를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전환해 전국 30만개의 네이버페이 제휴 온라인 스토어와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식권대장 관계자는 "기업은 현금성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한도 관리나 증빙 처리로 골머리를 앓는 대신,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임직원이 체감하는 복지의 폭을 크게 확장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외식플랫폼 먼슬리키친이 운영하는 O2O 맛집편집플랫폼 '먼키'는 직장인 대상 식사구독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강남, 시청, 구로, 영등포, 문정, 분당, 판교 등 서울 및 수도권 핵심 오피스 상권에 위치한 7개 먼키 지점을 통해 평균 200여 개의 다양한 메뉴를 제공한다. 먼키와 식사구독을 계약한 회사는 직원에게 식대를 먼키 앱 포인트로 적립해주고 직원은 메뉴 주문 후 회사가 적립해준 포인트로 결제하면 된다. 기업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맞춰 식사를 배달해주는 케이터링형 식사구독 서비스도 제공한다. 먼슬리키친 측은 "기업 복지담당자는 지출 증빙 자료를 따로 관리하는 번거로움 없이 먼키 식대정산관리 이용해 직원별 식대관리를 한 번에 할 수 있어 유용하다"고 말했다.
브라운백커피 로고 브라운백커피 로고
원두 브랜드 브라운백커피는 사무실 커피 정기구독 서비스인 '블리스'를 출시했다. 커피 머신 렌탈, 원두 정기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40만건 이상의 원두 주문 데이터를 분석, 사무실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원두를 엄선 판매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차두원 모빌리티연구소장은 "소비자 중심에 맞춤형 상품을 구성하고 사용한 만큼 비용을 내는 시스템이 정착하면서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들이 생겨나고 있다"면서 "우리 일상과 기업 운영 환경의 상당 부분이 '애즈 어 서비스'로 넘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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