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뉴시스] 김진아 기자 = 박용만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9일 이탈리아 로마 한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 관련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1.10.30.
'구르마 십자가'와 '수녀복 베개'를 기획해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줬던 박용만 '같이 걷는 길' 이사장(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이번엔 '철조망 십자가'로 한반도 평화를 기원했다.
박 이사장은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시내의 한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제가 몇 년 전부터 이런 프로젝트를 계속해서 해 오고 있다"며 "이번이 세 번째 프로젝트인데, 3개의 공통점은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아픔들을 소위 부활이란 개념을 이용해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티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바티칸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 후 선물을 보며 대화 하고 있다. (사진=바티칸 제공) 2021.10.29. *재판매 및 DB 금지
박 이사장은 "첫 번째 구르마 십자가는 동대문시장 근처에 거의 70~80년 이상을 쓴 수레가 있는데 우리가 보통 구르마라고 부른다. 그걸 활용해 십자가를 만들었다"며 "그것은 거친 노동에 대한 위로이고, 노동의 도구를 십자가로 부활시킨 프로젝트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사회의 아픔 중의 큰 것 중의 하나가 대립과 갈등인데,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갈등 중에 제일 큰 갈등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니까 역시 남북 갈등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남북의 대립과 갈등의 가장 큰 상징은 휴전선의 폐철조망을 활용해 십자가로 다시 부활을 시켰다"고 말했다.
[로마=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산티냐시오 디 로욜라 성당에서 열린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에서 피터 턱슨 추기경과 한반도를 형상화한 전시작품의 LED 촛불 점등식을 하고 있다. 2021.10.29.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교황님께 평화의 십자가를 선물하셨는데 저한테 악수를 하시면서 '이런 것을 만들어줘서 고맙다. 참 잘 만들었다. 앞으로도 이런 일 많이 해 달라'고 말씀하셨다"며 "저한테는 더없이 큰 영광이고, 또 한편으로는 마음이 굉장히 무겁고, 한편으로는 또 급해진 것도 사실이다. 교황님의 그런 생각을 저는 천주교인이기 때문에 조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해야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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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로마 산티냐시오 성당에선 평화의 십자가 136개를 활용한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도 열렸다. 평화의 십자가 136개는 한국전쟁 이후 68년 동안 남북이 각각 겪은 분단의 고통(68년×2=136)이 하나로 합쳐져 평화를 이룩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로마=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산티냐시오 디 로욜라 성당에서 열린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10.29.
청와대 관계자는 "행사를 주관한 통일부와 권대훈 작가를 비롯한 우리 예술계는 그간 분단의 아픔, 전쟁과 갈등의 상흔을 간직해온 DMZ를 소재로 이를 극복하고 생명과 평화의 공간으로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평화는 가까이 있고 우리 옆에 있는데 설사 체제가 다르고 두 나라로 살아가더라도 총칼을 앞세우지 말고 평화 속에 대화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서로의 차이점도 평화 속에 차이점을 가지고 갈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러니 평화은 마음먹기에 따라서 평화라는 플랫폼 위에 모든 일을 올려놓을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다"며 "그런 생각이 이 십자가를 통해서 전해졌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