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대표이사 '내정·취소' 설왕설래...박윤배 "무례하다"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박미주 기자 2021.09.13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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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 /사진=김동하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 /사진=김동하


박윤배 서울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남양유업 새 대표이사로 내정됐다가 2주만에 돌연 취소됐다며 홍원식 회장과의 면담 상황을 공개했다. 반면 남양유업은 홍 회장이 면담 과정에서 박 대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했지만 임원진들의 만류로 취소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13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30일 아침 8시30분에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남양유업 본사 15층에서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신임 사장 면접을 했다"며 "홍 회장은 면접이 끝날 때 쯤 '박윤배씨가 남양유업 사장 하는 걸로 합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2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홍 회장과의 면담 내용을 상세히 올렸다. 내용에는 홍 회장이 1시간 가량의 면접이 끝나고 박 대표의 학력이 고등학교 중퇴라는 사실을 임원들에게 알리면서 시장과 여론에 상당한 전문성이 있어 전격적으로 신임사장으로 임명하는게 좋겠다고 말했다는 표현이 나온다.

그에 따르면 홍 회장은 "이광범 대표나 여러분 업무와 지위에 전혀 문제될 게 없다"며 "연봉도 안받겠다고 하고, 자동차도, 법인카드도 일체 받지 않고, 심지어 사무실도 스타벅스에서 일을 본다고 한다"고 소개했다고 했다.



SNS에 적시한 내용이 모두 사실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박 대표는 "소설 형식을 띄긴 했지만 모두다 사실"이라며 "이런 내용을 거짓말하면 큰일난다. 모두다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면접 이후 실무 책임자 A본부장 등으로부터 전화와서 절차 진행하기로 하고, 그날 3시쯤 홍 회장으로부터 저의 실무진을 A본부장 등으로 하겠다고 얘기했다"며 "이후 2주간 연락이 없다더니 12일 내정 철회했다는 내용을 기자에게 들었다"고 혀를 찼다. 그러면서 "무례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라고 불쾌해했다.

지난달 30일은 한앤컴퍼니(한앤코)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간 소송전이 공식적으로 알려진 날이다. 한앤코는 홍 회장이 회장일가 주식매매계약 이행을 촉구하는 소송을 지난달 23일 제기한 바 있다. 이튿날 남양유업은 한앤코에 약정위반을 이유로 매매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3100억원 규모의 경영권 매각을 포함한 주식매매계약은 소송전으로 돌입했다.


하지만 남양유업은 홍 회장이 직원으로부터 언론 친밀도가 높은 인물을 소개받아 그날 하루 만났을 뿐 신임 대표이사로 고려한 상황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그분은 '남양유업 (실질적) 대표 역할이 아니다'라고 본인이 말하면서 외부 사람 접촉을 위한 (상징적) 대표 명함을 요구했다"며 "우리가 워낙 곤궁한 처지에 있으니 그런 역할이 처음엔 긍정적으로 얘기했다가, 결국 안된다고 얘기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홍 회장과 박 대표가 면담이 끝난 후 이광범 대표와 실무진을 불러 의견을 듣자고 해서 갔다가 설명을 들은 이 대표가 '(대표 결정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며 "외부에 설명하기도 어렵고 검토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주식회사 구조상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을 거치지 않아 절차상 불가하다는 의견을 임원들이 밝혔고, 홍 회장도 자리에서 즉시 수긍했다는 설명이다.

박윤배 서울인베스트먼트 대표가 SNS에 올린 글 일부 캡쳐박윤배 서울인베스트먼트 대표가 SNS에 올린 글 일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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