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뿐만이 아닙니다. 회삿돈 유용 의혹으로 지난 4월 보직해임된 장남 홍진석 상무가 한앤컴 주식매매계약 체결 하루전에 슬그머니 복직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차남인 홍범석 외식사업본부장도 임원으로 승진했습니다. 당시 남양유업은 홍 본부장의 승진 소문에 대해 아니라고 부인해왔습니다.
거짓말이 계속되자 시민단체도 나섰습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홍 회장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조사와 제재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입니다.
홍 회장의 거짓말이 계속되는 배경에 대해 관련 업계에선 '헐값 매각'을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홍 전 회장 일가가 한앤컴에 매각하기로 한 오너일가 지분 53%의 매각가격은 3107억원입니다. 계약체결일 기준으로 주당 43만9000원의 1.8배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더라도 높은 가격이라는게 일반적인 시각입니다.
하지만 기업 내부를 들여다보면 상황이 다릅니다. 우선 남양유업의 유형자산은 상반기 기준 3604억원입니다. 이미 매각 가격을 뛰어넘는 가치입니다. 재고 등 유동자산을 포함하면 자산총계는 9651억원이나 됩니다. 일각에선 논현동 사옥과 세종공장 등 부동산 가격만 4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심지어 그동안 모아온 미술품의 가치가 조단위에 달한다는 소문까지 떠돕니다.
게다가 남양유업은 오너리스크가 있기 전까지 꾸준히 1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유업계 강자입니다. 영업이익도 2019년까진 꾸준히 발생하다 지난해서야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리스크만 해소되면 다시 일으켜 세우기에 충분한 회사입니다.

실제 남양유업은 홍 회장의 지분매각 발표 이후 상당부분 리스크가 해소됐습니다. 불가리스 과장광고 논란으로 사전통보된 세종종장 2개월 영업정지는 대신 과징금 8억원으로 결론이 났고, 경쟁사 비방 소송의 당사자인 매일유업으로부터 사과 수용을 이끌어냈습니다. 회사를 팔지 않으면 다시 경영을 해볼만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홍 회장 측은 매각 결렬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준비가 미비해서 주총 결의를 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예기치 못한 바람(?)을 맞은 한앤컴은 일단 지켜보겠다고 합니다. 결국은 매각가격을 올리기 위한 행동이 아니겠느냐는게 업계의 관측입니다.
이런 가운데 남양유업은 등기이사 보수한도를 50% 늘려 논란입니다. 상반기 350억원의 영업적자를 내고서 홍 회장에게 상반기 급여로 8억800만원을 줬습니다. 아직 사임하지 않고 있는 가족들도 급여가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가족 구성원에 대한 말도 많습니다. 회사 돈으로 리스한 수입차 여러대를 사적 용도로 쓴 의혹을 받는 홍진석 상무가 최근 43억원대 청담동 고급 아파트를 구입한 배경에 관심이 커집니다. 홍 상무의 보수로 볼 때 매우 비싼 아파트지만 전액 현금으로 지급했다고 합니다.
홍 회장의 부인인 이운경 고문은 얼마전 방역수칙 위반으로 고발을 당했습니다. 가사도우미의 신고로 자택에서 5인 이상 모임을 가진 것이 드러난 것입니다. 누리꾼들은 오죽했으면 가사도우미가 신고했을까 혀를 찹니다.
남양유업 사태의 결말은 다음달 14일까지 기다려봐야 할 듯 합니다. 홍 회장 측이 한앤컴에 통보한 주총 연기일이기 때문입니다. 홍 회장 측은 "거래에 있어 달라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또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예측하기 힘듭니다. 그동안 홍 회장이 보여 온 행보를 보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