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양유업은 3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관변경과 함께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을 비롯한 관련인사의 이사 선임건을 의안으로 상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홍 전 회장 등 남양유업 측은 임시주총을 오는 9월14일로 연기하기로 밝히면서 지분매각 일정도 연기됐다. 홍 전 회장 측은 "매매계약 종결을 위한 준비시간이 필요하다"며 주총 현장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남양유업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판단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며 "일정이 다소 연기되는 것일 뿐 매각 자체가 불발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거래종결 예정일이 30일이고 계약대금 지급 마감일이 다음달 31일임에도 주총을 9월14일로 연기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앞서 홍 전 회장 측은 한앤컴의 거래종결 예정일을 8월31일에서 7월30일로 앞당기는 제안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홍 회장 측의 입장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남양유업 관계자는 "대주주와 협상 대표자간 입을 열지 않는 이상 어떤 배경에서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며 "다만 '계약파기'같은 단어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볼 때 거래를 중단할 만큼의 위중한 상황은 아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홍 전 회장의 변심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불가리스 사태를 포함한 각종 리스크가 대부분 해소됐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세종공장의 2개월 영업정지 의견을 전달받은 남양유업은 지난달 세종시의 판단에 따라 8억3000만원 수준의 과징금으로 갈음하게 됐다. 또 홍보대행사를 통해 경쟁사인 매일유업를 비방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던 홍 전 회장을 비롯한 남양유업은 매일유업에 사과를 했고, 지난달 매일유업은 대승적 차원에서 사과를 받아들였다. 모두 홍 전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 지분을 모두 매각하기로 결정한 뒤에 발생한 일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홍 전 회장이 남양유업의 최대주주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변하지 않은 사실"이라며 "홍 전 회장이 돌연 입장을 바꾼 것을 볼 때 매각의 진정성을 의심받기 충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