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해소되자 마음 변했나'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속내는?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1.07.3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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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를 위해 들어서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연구 결과는 동물의 '세포단계' 실험 결과를 과장해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이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이날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를 위해 들어서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연구 결과는 동물의 '세포단계' 실험 결과를 과장해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이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이날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홍원식 전 남양유업 (509,000원 ▲9,000 +1.80%) 회장이 자신을 비롯한 오너일가 지분매각 종결을 돌연 연기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주식매각대금 지급일 이후로 주주총회 일정을 연기한 것은 사실상 거래를 깨자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평가가 나온다.

남양유업은 30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관변경과 함께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을 비롯한 관련인사의 이사 선임건을 의안으로 상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홍 전 회장 등 남양유업 측은 임시주총을 오는 9월14일로 연기하기로 밝히면서 지분매각 일정도 연기됐다. 홍 전 회장 측은 "매매계약 종결을 위한 준비시간이 필요하다"며 주총 현장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남양유업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판단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며 "일정이 다소 연기되는 것일 뿐 매각 자체가 불발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양유업 오너일가의 경영권 지분을 매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한앤컴퍼니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앤컴 관계자는 "임시주총 당일 매도인이 입장을 뒤집어 어떤 협의도, 합리적 이유도 없이 6주간 일정을 연기했다"며 "주식매매계약의 명백한 위반으로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방안의 검토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거래종결 예정일이 30일이고 계약대금 지급 마감일이 다음달 31일임에도 주총을 9월14일로 연기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앞서 홍 전 회장 측은 한앤컴의 거래종결 예정일을 8월31일에서 7월30일로 앞당기는 제안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홍 회장 측의 입장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남양유업 관계자는 "대주주와 협상 대표자간 입을 열지 않는 이상 어떤 배경에서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며 "다만 '계약파기'같은 단어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볼 때 거래를 중단할 만큼의 위중한 상황은 아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홍 전 회장의 변심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불가리스 사태를 포함한 각종 리스크가 대부분 해소됐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세종공장의 2개월 영업정지 의견을 전달받은 남양유업은 지난달 세종시의 판단에 따라 8억3000만원 수준의 과징금으로 갈음하게 됐다. 또 홍보대행사를 통해 경쟁사인 매일유업를 비방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던 홍 전 회장을 비롯한 남양유업은 매일유업에 사과를 했고, 지난달 매일유업은 대승적 차원에서 사과를 받아들였다. 모두 홍 전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 지분을 모두 매각하기로 결정한 뒤에 발생한 일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홍 전 회장이 남양유업의 최대주주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변하지 않은 사실"이라며 "홍 전 회장이 돌연 입장을 바꾼 것을 볼 때 매각의 진정성을 의심받기 충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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