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연구 결과는 동물의 '세포단계' 실험 결과를 과장해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이에 홍 회장은 이날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 2021.5.4/뉴스1](https://thumb.mt.co.kr/06/2021/09/2021090111184533302_1.jpg/dims/optimize/)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 매매계약 해제 과정에서 홍 회장과 한앤코의 책임공방이 이어진다. 이날 홍 회장은 법률대리인 LKB앤파트너스를 통해 한앤코를 상대로 한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하면서 "매수인 측의 약정불이행"과 "비밀유지의무사항 위배"를 이유로 들었다. 한앤코는 전날 홍 회장이 매각을 중단시킨 뒤 새로운 매각조건을 내걸었다며 거래종결 의무를 조속히 이행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업계에서는 이면계약이 있을 것으로 본다. 힌트는 홍 회장의 입장문에서 찾을 수 있다. 홍 회장은 주총 연기 이유에 대해 "당사자 간 합의가 끝난 이슈임에도 매수인이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것들은 인정할 수 없다면서 돌연 태도를 바꿨기 때문"이라고 했다.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것, 즉 이면계약 내지는 구두약속 등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홍 회장은 오너일가의 사퇴를 선언하고도 뒤로는 자녀의 남양유업 내 지위에 신경을 써왔다. 회삿돈 유용 의혹으로 보직해임된 홍 회장의 장남 홍진석 상무가 1개월만에 비공개 복직했고, 차남 홍범석 외식사업본부장도 외부에 알리지 않는 '깜깜이 승진'을 했다. 장남은 불가리스 홍보 논란의 책임자인 기획마케팅 총괄을, 차남은 '백미당' 등 외식사업을 총괄해왔다. 특히 백미당은 홍범석 본부장이 애정을 가진 사업으로, 분할을 통한 운영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있다.
양측의 주식매매계약 상 페널티 조항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 인수희망자의 변심 가능성을 고려해 위약금 조항을 넣기도 하지만 이번 경우는 남양유업이 등떠밀리듯 진행한 매각이어서다. 홍 회장도 "M&A 거래에서는 이례적일 만큼 이번 계약에서 계약금도 한 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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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양측의 책임 공방은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남양유업이 한앤코에 이행보증금 수준의 계약금 10%인 310억원을 지급하는 선에서 마무리 될 것이란 시나리오가 우세했지만 이제는 그런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M&A에서 매도인이 계약해지를 선언한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계약 파기의 책임이야 가려지겠지만, 시간은 투자수익을 내야하는 한앤코보단 계속 경영이 유지되는 홍 회장 편에 있는게 아니겠느나"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