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매각 무산 홍원식 회장, 페널티 없나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1.09.01 11:40
글자크기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연구 결과는 동물의 '세포단계' 실험 결과를 과장해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이에 홍 회장은 이날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 2021.5.4/뉴스1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연구 결과는 동물의 '세포단계' 실험 결과를 과장해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이에 홍 회장은 이날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 2021.5.4/뉴스1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주식매각 계약 해지를 선언하면서 사모펀드 운영사인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와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간에 체결된 주식매매계약(SPA)에 특별한 페널티 조항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결국 소송 과정에서 책임이 드러날 전망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 매매계약 해제 과정에서 홍 회장과 한앤코의 책임공방이 이어진다. 이날 홍 회장은 법률대리인 LKB앤파트너스를 통해 한앤코를 상대로 한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하면서 "매수인 측의 약정불이행"과 "비밀유지의무사항 위배"를 이유로 들었다. 한앤코는 전날 홍 회장이 매각을 중단시킨 뒤 새로운 매각조건을 내걸었다며 거래종결 의무를 조속히 이행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양측은 '선결조건'이나 '약정'에 대한 입장이 180도 엇갈린다. 한앤코는 새롭게 포함됐다는 주장이고, 홍 회장은 쌍방 합의사항이라고 주장한다.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홍 회장 일가에 유리한 결정으로 보여진다. 한앤코는 "매도인 일가 개인들을 위해 남양유업이 부담해주길 희망하는 무리한 사항들을 새롭게 '선결조건'이라 내세워 협상을 제안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이면계약이 있을 것으로 본다. 힌트는 홍 회장의 입장문에서 찾을 수 있다. 홍 회장은 주총 연기 이유에 대해 "당사자 간 합의가 끝난 이슈임에도 매수인이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것들은 인정할 수 없다면서 돌연 태도를 바꿨기 때문"이라고 했다.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것, 즉 이면계약 내지는 구두약속 등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면계약에는 사업분할 등을 통해 홍 회장 일가의 몫을 챙겨달라는 내용이 담겼을 것이란 추측이다. 홍 회장 자녀들의 거취와 관련된 내용이란 얘기다.

실제 홍 회장은 오너일가의 사퇴를 선언하고도 뒤로는 자녀의 남양유업 내 지위에 신경을 써왔다. 회삿돈 유용 의혹으로 보직해임된 홍 회장의 장남 홍진석 상무가 1개월만에 비공개 복직했고, 차남 홍범석 외식사업본부장도 외부에 알리지 않는 '깜깜이 승진'을 했다. 장남은 불가리스 홍보 논란의 책임자인 기획마케팅 총괄을, 차남은 '백미당' 등 외식사업을 총괄해왔다. 특히 백미당은 홍범석 본부장이 애정을 가진 사업으로, 분할을 통한 운영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있다.


양측의 주식매매계약 상 페널티 조항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 인수희망자의 변심 가능성을 고려해 위약금 조항을 넣기도 하지만 이번 경우는 남양유업이 등떠밀리듯 진행한 매각이어서다. 홍 회장도 "M&A 거래에서는 이례적일 만큼 이번 계약에서 계약금도 한 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양측의 책임 공방은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남양유업이 한앤코에 이행보증금 수준의 계약금 10%인 310억원을 지급하는 선에서 마무리 될 것이란 시나리오가 우세했지만 이제는 그런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M&A에서 매도인이 계약해지를 선언한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계약 파기의 책임이야 가려지겠지만, 시간은 투자수익을 내야하는 한앤코보단 계속 경영이 유지되는 홍 회장 편에 있는게 아니겠느나"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