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 팔며 엄마차별 못참아" 맘카페 부글부글...남양 유아식 점유율 '반토막'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1.09.0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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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유 팔며 엄마차별 못참아" 맘카페 부글부글...남양 유아식 점유율 '반토막'


남양유업 (562,000원 ▲32,000 +6.04%)의 유아식 시장 점유율이 4년 새 '반토막' 났다. 1위에서도 밀려났다. 2013년 물량 밀어내기 사건, 여직원 차별 논란부터 시작해 올해 자사 발효유 '불가리스'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과 주장 등으로 '불매운동'이 지속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최연소 여자 팀장이 육아휴직을 낸 뒤 복직하자 불이익을 줬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불매운동이 더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맘카페에는 엄마들에 분유를 파는 회사가 어떻게 '워킹맘'을 차별하느냐며 불매를 거론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남양유업 유아식 시장 점유율 29.0%→15.1%, 1위→2위… 우유시장 점유율도 12.6%, 3위로 밀려나
8일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온·오프라인 유통 소매 판매액 기준 남양유업의 유아식 시장 점유율은 2017년 29.0%에서 올해(8월 기준 예상치) 절반 가량인 15.1%로 13.9%p(포인트) 줄었다.

2017년 남양유업의 유아식 시장 점유율은 1위였지만 2018년부터 점점 감소하며 2위로 밀려났다. 1위로 올라선 매일유업의 유아식 시장 점유율이 2017년 25.4%에서 올해 23.0%로 2.4%p 줄어든 것 대비 점유율 감소폭도 크다.



남양유업의 점유율이 줄면서 베베쿡, 롯데그룹(롯데푸드 (311,000원 ▲6,500 +2.13%) 파스퇴르 등) 등의 유아식 시장 점유율이 늘었다. 같은 기간 베베쿡은 점유율이 7.7%에서 12.4%로 늘며 유아식 시장 3위 기업이 됐다. 5위인 롯데그룹의 점유율은 3.5%에서 8.3%로 증가했다. 4위는 일동제약그룹(일동후디스)로 11.9%에서 9.1%로 점유율이 소폭 감소했다.

우유시장에서도 남양유업 점유율은 감소세다. 2017년 15.0%에서 2021년 12.6%로 2.4%p 줄었다. 2017년 시장 점유율 2위 기업에서 2018년부터는 3위 기업으로 밀려났다.

반사이익은 매일유업 (40,050원 ▼50 -0.12%)이 봤다. 2017년 14.0%였던 우유시장 점유율이 2018년 18.0%로 늘면서 2위 기업이 됐다. 현재는 점유율이 20.0%로 더 늘었다. 점유율 1위는 2017년과 2021년 모두 43.1%를 기록 중인 서울우유다.


물량 밀어내기·여직원 차별·경쟁사 비방 등 논란에 불매운동 확산되며 점유율 줄어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 5월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연구 결과는 동물의 '세포단계' 실험 결과를 과장해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이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이날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 5월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해당 연구 결과는 동물의 '세포단계' 실험 결과를 과장해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이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이날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남양유업의 점유율 감소는 2013년 물량 밀어내기 사건 등으로 불거진 '오너리스크'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3년 5월 남양유업의 한 영업사원이 대리점주를 상대로 막말과 욕설을 퍼부은 음성파일이 인터넷에 공개됐다. 이 사건으로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거나 수요가 크지 않은 상품들을 본사에서 대리점에 강매하는 이른바 물량 밀어내기 갑질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불매운동 대상이 됐다.

2013년 6월에는 남양유업이 여직원의 경우 결혼하면 계약직으로 신분을 바꾼 뒤 임금을 깎고 각종 수당을 주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오며 또 한번 문제가 됐다. 2019년에는 외조카 황하나씨가 마약 범죄 사건에 연루돼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해엔 경쟁사를 비방하는 댓글을 작성해 경찰 수사까지 받았다. 올해는 불가리스를 코로나19와 연관해 홍보하며 공분을 샀다.



이달엔 지난 5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며 회장직 사퇴와 경영권 승계 포기를 선언했고,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 모든 것들이 현재까지 지켜지지 않아 또 한번 신뢰를 잃었다.

최연소 여성 팀장 육아휴직 후 불이익 주장에 엄마들 분노… "남양 분유 불매" 거론돼
맘카페에 올라온 엄마들의 남양유업 불매 거론 글들/사진= 맘카페 캡처맘카페에 올라온 엄마들의 남양유업 불매 거론 글들/사진= 맘카페 캡처
최근엔 홍 회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최연소 여성 팀장 자리에 오른 A씨에 대해 "빡세게 일을 시키라고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강한 압박을 해서 지금 못 견디게 해"라고 말한 녹취록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A씨는 2002년 광고팀으로 남양유업에 입사해 6년 만에 여성 팀장 자리에 올랐지만 육아휴직 이후 보직해임, 단순 업무 부여 등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 남양유업 측은 "육아휴직 관련 어떠한 인사상 불이익 및 부당 대우는 존재하지 않고 최대 2년까지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해명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특히 분노한 엄마들이 분유 등 제품 불매운동을 거론하고 있다. 한 맘카페에는 "엄마들한테 제품 팔면서 어떻게 갓 엄마가 된 여직원한테" "진짜 너무 하네요. 엄마들덕에 분유로 큰 회사 아닌가요." "남양은 진짜 불매 대상인 것 같아요." "남양 분유 쓰는 산후조리원에 갈텐데 분유 사서 가야겠네요." 등의 글들이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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