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마켓컬리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는 최근 상장 주관사 선정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 지난달 주요 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냈으나 KB증권만 제안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증권사 한 곳으로는 제대로 된 상장 준비에 착수할 수 없어 주관사 선정 일정을 연기할 수밖에 없게 된 셈이다.
업계에선 마켓컬리가 미국 상장과 국내 상장 사이에서 간을 보다 상장 '타이밍'을 놓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컬리는 당초 국내 상장을 준비했으나 지난 3월 쿠팡이 미국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하자 외국계 증권사와 손을 잡고 해외 상장도 검토한 바 있다. 하지만 한국거래소가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상장을 막기 위해 상장 요건을 완화하면서 지난달 국내 상장으로 확정했다.
특히 신세계그룹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SSG닷컴이 IPO 시장의 대어로 떠오르면서 컬리의 상장 주관사 선정 일정마저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증권사 입장에선 이해상충 문제로 동종업계인 SSG닷컴과 마켓컬리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데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 SSG닷컴에 무게추가 쏠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 마켓컬리가 상장 주관사 선정을 연기한 것도 SSG닷컴 상장에 관심을 가진 증권사들이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적으로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다. 컬리가 지난해 1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긴 했지만 적자도 해마다 늘어 지난해에만 116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김슬아 컬리 대표가 컬리에 가진 지분이 6%대에 불과하다는 점도 문제다. 이마저도 상장 후 지분이 희석되면 줄어들 수밖에 없어 이대로라면 실질적인 경영권 확보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과 달리 국내에는 '차등의결권' 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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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마켓컬리는 목표로 한 내년 상반기 상장에 큰 차질은 없다는 입장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업체 간 중복 문제로 컬리가 일부 증권사를 사전에 배제하면서 증권사 한 곳에서만 제안서를 제출했고 이에 따라 상장 주관사 선정 일정을 연기하게 된 것"이라며 "외부적인 영향이 아예 없을 수는 없겠지만 내부적인 계획에 따라 상장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 상장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