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6일 오전 중구 서울시청에서 재개발 활성화를 위한 규제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그동안 소규모 재건축이 인기 없었던 이유는 7층 이상으로 지을 수 없어 겉모습이 빌라와 다름없고, 사업성도 낮다는 점이 컸다. 하지만 서울시 지침이 바뀌면서 소규모 재건축에도 관심을 나타내는 주민들이 나타날 것으로 정비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2종 7층→2종 일반' 상향 시 '공공기여' 조건 사라진다3일 서울시가 수립한 '소규모 재건축사업 업무처리 기준'에 따르면 앞으로 2종 일반주거지역 중 7층 높이 제한을 적용받는 지역에서 소규모 재건축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을 변경할 때 조건으로 제시됐던 의무공공기여 규정이 사라진다.
앞으로는 이같은 규제가 없어져 소규모 재건축으로도 최고 25층짜리 아파트를 지을 수 있게 된다. '2종 일반주거지역 이상과 맞닿아 있고 보·차도로 구분된 2차로 이상 도로와 접해야 한다'는 입지 기준만 충족하면 된다.
용도지역 변경시 용적률 및 공공시설 등 부담비율. /사진=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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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수 제한 등으로 소규모 재건축사업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어 이같이 업무처리기준을 새로 마련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백준 J&K 도시정비 대표는 "2종 7층 높이 제한 지역은 용적률 200%를 우격다짐으로 채워야 해, 동 배치·설계 등에 제한을 받아 빌라와 큰 차이가 없다는 인식이 강했고, 개발에 따른 가치 상승에도 제한이 있어 주민들이 외면해온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조건 없이 층수 규제가 완화되면 소규모 재건축이 상당부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7층 높이제한을 받고 있는 2종 일반주거지역 660개 단지 중 약 150개(23%) 단지가 용도지역 상향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더불어 임대추택을 추가로 건설할 경우 250%까지 용적률을 늘려주기로 했다. 이달 중 시와 서울도시주택공사는 주민들의 관심도를 높이고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무료 사업성 분석도 추진한다.
'공급확대' 동시에 부동산 시장 '가격 안정' 위한 구상인듯서울시가 소규모 재건축 규제부터 재정비하고 나선 건, 공급을 확대하면서도 부동산 시장 가격 안정화를 유지할 수 있다는 구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6일 오 시장이 단기 가격불안 우려가 큰 강남권 재건축 사업장 대신 강북권에 쏠려 있는 재개발 규제 완화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 시장은 재건축 공급을 차질없이 추진하겠지만, 시장 안정화를 전제로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그는 "재건축은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좀 더 강력한 부동산 안정화 대책을 마련하고, 그 기반을 바탕으로 주택공급 로드맵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백 대표는 "소규모 개발을 활성화하더라도 시장가격이 크게 들썩이지 않을 거란 계산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며 "규모가 큰 일반 재건축·재개발과의 형평성 문제도 고려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 시장이 밝힌 '2종 일반주거지 7층 높이제한' 완화 방안은 서울시의회에서 조례 개정을 준비 중이다. 이 방안은 재개발 신규 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2종 일반주거지역이라도 최대 200% 용적률을 적용해 7층 이상으로 건물을 올릴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이번에 서울시가 발표한 소규모 재건축 규제 완화와는 별개로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