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국 하림 회장 "이스타항공 인수가치부터 파악...자금조달 문제없다"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1.06.01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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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하면 사실상 회사 재구축...육해공 아우르는 종합물류사 도약"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김홍국 하림 (3,000원 ▼45 -1.48%)그룹 회장은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의 인수전에 뛰어든 것과 관련해 "인수 가치를 파악하는 것이 먼저"라면서도 항공화물 진출을 통해 육해공을 아우르는 종합물류사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 회장은 1일 머니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현재 이스타항공 내부를 전혀 모르기 때문에 실사를 통해 인수가치가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현재로는 인수를 한다, 안한다 이야기 할 수 없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스타항공의 체불임금 등이 어떻게 정리되는지 봐야 하지만 대략 10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되고, 운영비도 들어갈 전망"이라면서도 "그래도 그정도면 인수 자금조달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팬오션 유보금 1900억원 등 하림그룹 내 현금성자산에 여유가 있어 이스타항공 인수에는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하림지주만 해도 연간 2조원의 매출과 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고, 자산은 10조원에 이른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회사를 인수해 환골탈태 시킨 경험도 하림이 인수전에 뛰어든 배경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사례가 팬오션 인수전이다. 하림은 2015년 법정관리 중인 팬오션을 사모펀드 JKL과 손잡고 1조79억원에 인수한 뒤 15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는 회사로 탈바꿈시켰다.

김 회장은 "팬오션이 해상운송을 맡고 있어 항공화물 운송도 생각하고 있다"며 "팬오션이 인수해서 항공화물 운송을 진입, 육해공을 아우르는 종합물류사로 도약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동안 여객운송을 주력으로 해 온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는 것이 시너지를 낼 수 있겠느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선 사실상 회사를 창업 수준으로 재구축해야 한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지난해 기준 이스타항공의 물류비중은 0.3%에 불과하다.


김 회장은 "이스타항공의 비행기를 리스사들이 다 가져가서 남아있는게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상 항공면허만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인수를 하게 된다면 화물 쪽으로 비행기를 늘려야가 한다. 사실상 회사를 재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 대표 기업으로서 같은 전북 기반의 이스타항공을 인수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느냐는 질문엔 "아무래도 전북 기반 기업이다보니 (지역에서) 그런 요청들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31일 하림은 그룹 계열사 팬오션을 통해 이스타항공 인수 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하림은 쌍방울그룹의 크레인·특장차 계열사 광림과 사모펀드 운용사 등과 이스타항공 인수전을 펼치게 된다. 결과는 오는 14일 예정된 본입찰에서 드러난다.

본입찰에서 승리하더라도 하림은 또 한번의 경쟁을 거쳐야 한다. 한 중견기업이 우선매수권자로 선정돼 있어서다. 이스타항공 매각이 우선매수권자를 먼저 선정하고 본입찰을 진행하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림이 우선배수권자보다 높은 가격을 써내면 우선매수권자에게 다시 한번 가격제시 기회가 주어진다. 여기서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곳이 인수 기회를 갖게된다.

한편 하림그룹이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뛰어든다는 소식이 나오자 이날 하림 주가는 장중 3485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2월1일 종가기준 2765원으로 마감한 이후 꾸준히 상승 중이다. 이날 하림이 전일 대비 85원(2.69%) 상승한 3250원, 팬오션은 140원(2.06%) 하락한 6670원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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