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국토부는 규제 강화 전에 막판 매수세가 몰리면서 재건축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며 회의적인 반응이다. 정비업계 전문가들 역시 재건축 조합원 지위 제한에 따른 부작용이 클 것으로 보고 법 통과 자체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현행 도정법에서는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되는 시점을 조합설립 이후부터로 규정하고 있다. 조합설립 이후부터는 1가구 1주택자가 10년 이상 보유하고 5년 이상 실거주한 물건만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하며 그렇지 않은 물건을 사면 새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없다. 올 들어 압구정 재건축 아파트들의 가격이 뛴 것도 조합 설립 이전에 사려는 매수세가 몰린 영향이 컸다.
서울시 건의대로 안전진단 기준이 완화된다면 재건축 초기 단계에 있는 단지들에 투기세력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 안전진단은 재건축 사업을 위한 첫 관문이어서다. 이같은 경우를 대비해 서울시가 사전에 투기 세력 유입을 막을 장치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안전진단 기준 완화 건의를 받은 국토부가 "시장 영향을 최소화 할 서울시의 복안을 살펴보겠다"고 한 것에 대한 응답으로도 해석된다.
그러나 국토부는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서울시의 노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방법에 있어서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안전진단 기준 완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달리 조합원 분양 자격을 제한하는 이번 조치는 법 개정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대출 규제 시행 전에 거래가 몰리는 것처럼, 법 개정 전까지 재건축 초기 단지에 매수세가 상당히 붙을 수 있다"면서 "재건축 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영향이 없을 지 걱정"이라고 했다.
서울시장 권한 밖…투기 수요뿐 아니라 거래 원천 차단해 '부작용' 더 클듯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의 부동산 규제완화 기대감에 따른 서울지역 집값 상승률이 2주째 확대됐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셋째주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값은 0.08% 올라 전주(0.07%)에 비해 상승폭이 커졌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 2월 첫주 0.10%를 기록한 후 이달 첫주 0.05%까지 축소했지만 지난주 0.07%로 반등하더니 이번주 0.08%로 다시 오름폭을 키웠다. 사진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반포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1.4.22/뉴스1
관리처분인가 이후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되는 재개발 사업과의 형평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서울시는 재개발 사업도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시점을 '관리처분계획 인가 후'에서 '사업시행인가 후'로 당기는 방안을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도 이같은 제도 개편이 투기 수요 유입 차단뿐 아니라 거래를 원천적으로 차단해 부작용이 더 클 것으로 본다. 백준 J&K도시정비 대표는 "정비구역 지정 이후로 기준을 당기게 되면 추진위원회도 만들어지지 않은 시점부터 거래가 안되게 묶는다는 의미인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투기 수요를 제한하는 순기능만이 아니라, 사실상 내부 수요자 외에는 외부인 매입이 제한되다 보니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의욕이 상실되는 역기능이 나타날 것"이라며 "정비사업은 주거환경 개선 목적도 있지만, 재산가치 증식 기회라는 점도 있는데 이 기회가 상실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권한이 아닌 법 개정 사안이라 법이 통과될 가능성도 낮게 보고 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국회 통가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현실적으로 낮다고 본다"며 "이보다는 서울시가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어주되 집값 안정화를 위해 힘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행위로 읽힌다"고 말했다.
이어 "정비구역 지정 자체는 내부적으로도 재건축·재개발을 할지 합의가 안된 상태인데, 갑자기 거래가 막혀버려 날벼락을 맞는 사람들이 나타날 것"이라며 "지금도 조합원 지위 양도 요건을 채운 재건축 매물은 귀하기 때문에 비싸게 팔리는데, 거래를 원천 차단하려는 방식으로는 집값 안정화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