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인데 환율은 오히려 떨어진 이유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유효송 기자 2021.04.1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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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한진컨테이너터미널/사진=뉴시스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한진컨테이너터미널/사진=뉴시스


2월부터 상승해오던 원/달러 환율이 국내 경제지표 개선 등 영향으로 3월 중순 이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제지표 개선과 함께 수출 호조가 원화 가치를 떠받치면서다. 이달 들어서는 미국 국채금리 역시 상승세가 꺾인 만큼 당분간은 환율이 안정적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3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3월 말 1131.8원에서 이달 7일 1116.3원까지 하락하면서 2월말(1112.5원)보다도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월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2.1% 증가하면서 1월 0.6% 감소에서 상승전환했다. 3월 수출액도 전년동기대비 16.6% 증가하는 등 2월 증가율 9.5%를 뛰어넘었다.

글로벌 경제회복 기대감에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투자금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 3월 중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은 차익실현성 매도 등의 영향으로 25억8000만달러 유출됐지만 채권투자자금은 83억5000만달러 순유입됐다. 전체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자금은 2개월 연속 순유입이다.
1월1일 이후 원/달러 환율 /자료=한국은행1월1일 이후 원/달러 환율 /자료=한국은행
당분간 환율은 이슈에 따라 단기변동을 하더라도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소 완화되면서 달러화 강세 자체가 완화되지 않겠냐는 시각이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1조9000억달러에 달하는 인프라 투자를 예고하고 있는 점도 약화 요소로 작용한다. 막대한 유동성이 풀리면 지속적인 달러강세가 나타나기는 어렵다.

국제금융센터가 9일 발표한 '글로벌 채권 탠트럼의 국제외환시장 영향' 보고서는 "글로벌 경제의 동반 회복과 금융시장 위험선호, 연준의 완화기조 유지 등으로 달러가 완만한 약세 흐름으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여전히 우세하다"고 밝혔다. 국제금융센터는 달러화지수가 올해 3분기 90.8, 4분기 89.9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러강세가 이어지더라도 국내 경기 회복세, 수출호조 등이 이어진다면 원/달러 환율이 급변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18.1% 많은 6049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4월부터는 8일까지 2조3255억원어치를 순매수 하는 등 자본이 유입되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달러화지수는 재정투자라는 약세 요인과 경기회복이라는 강세 요인이 상충하면서 앞으로 변동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경기 상황을 감안하면)원/달러 환율은 단기적으로 1100원대 안팎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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