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잡는다"는 폭스바겐, 주가 급등 '獨시총 1위' 탈환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21.03.1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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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전기차 ID.3/사진=AFP테슬라의 전기차 ID.3/사진=AFP


독일 폭스바겐 그룹이 유럽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 SAP을 제치고 17일(현지시간) 독일 증시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야심찬' 전기차 목표를 발표하며 최근 며칠간 주가가 급등한 영향이다.

이날 프랑크프루트 DAX증시에서 폭스바겐 보통주는 15.8%, 우선주는 11% 급등했다. 이에 따라 시총이 약 1400억유로(188조원)로 불어나며 기존 최대 기업 SAP(1270억유로)의 시총규모를 6년 만에 역전했다. 같은 날 뉴욕 증시에 상장된 폭스바겐 주식예탁증서(ADR) 주가 역시 전거래일 대비 29.25% 급등한 42.33달러로 2018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폭스바겐 보통주는 올해 들어 80%가량, 우선주는 55%가량 가격이 상승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독일 증시 시총 재역전을 "눈부신 재기"라 표현했다. 지난 2015년 디젤 차량의 배출가스 배출량을 조작한 ‘디젤게이트’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SAP에게 시총을 역전당했던 폭스바겐이 부활한 모습을 보여서다.



블룸버그는 폭스바겐의 최근 부상이 기존 완성차 업계의 가장 공격적인 전기차 진출에 대해 투자자들이 신뢰를 주기 시작한 신호라고도 해석했다.

폭스바겐은 최근 들어 시장 예상과 자사가 앞서 내놓은 목표를 상회하는 전기차 관련 목표를 내놨다. 이달 초에는 2030년까지 유럽에서 판매하는 자동차 중 전기차 비중을 70%로 확대하겠다며 이전 목표치(35%)를 2배 상향조정했다.

이어 지난 15일엔 2030년까지 6곳의 새로운 배터리셀 공장을 세워 배터리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배터리를 자체적으로 설계 생산하며 신규 통합 배터리 셀을 2023년부터 자사 전기차에 도입해 2030년 전체 전기차의 80%에 탑재하겠단 계획이다.


16일엔 기자회견을 통해 5년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부문에 460억유로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2025년까지 판매대수에서 테슬라를 제칠 거란 목표도 재확인했다. 당장 올해에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를 전년(42만2000대)의 2배 이상인 100만대를 팔 계획이다. 내년까지 27종의 전기차도 새로 출시한다.

다만 아직 테슬라와의 시가총액 격차는 크다. 테슬라는 여전히 전세계 자동차 기업 중 월등한 차이로 가장 큰 시가총액을 기록 중이다. 이날 뉴욕증시 주가는 3.7% 오른 701.81달러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약 6736억달러(한화 약 757조원)로 폭스바겐의 약 4배다.

독일 증시에서 폭스바겐과 SAP의 시가총액 추이/출처=블룸버그  독일 증시에서 폭스바겐과 SAP의 시가총액 추이/출처=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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