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대중교통 요금 인상론을 두고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서울시와 서울 지하철 1∼8호선과 9호선 2·3단계 구간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는 수년째 동결 중인 지하철, 버스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공공기관의 적자분을 시민의 부담으로 전가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현실적으로 요금 인상 필요성이 제기된다. 수 년 간 동결된 요금에 지하철과 버스가 운행되면 될수록 적자가 쌓이는 구조다. 서울 지하철(1250원)과 버스(1200원) 요금은 지난 2015년 1차례 인상된 이후 변동이 없다.
이 와중에 코로나19에 공사와 버스 업계는 고사 위기에 몰렸다. 지난해 서울 지하철 1∼8호선과 9호선 2·3단계 구간의 수송 인원은 27.4%, 운수 수입은 27% 감소했다. 시내버스 승객 수도 22.7%, 운송 수입은 22.4% 줄었다.
업계는 중앙 정부의 지원책도 요구한다. 공사는 연간 수천 억 원에 이르는 노인 등 무임수송 손실에 대한 정부 지원을, 버스업계는 코로나19 손실 보상에 버스운송업의 포함을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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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세금으로만 적자 메우나…"자구노력부터 시행"이 같은 대중교통 요금 인상 '군불때기'에 대한 시민 반응은 떨떠름하다. 시민들은 국비 지원과 요금 인상 전에 공사와 버스업계만 먼저 자구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로 서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일방적인 요금 인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버스 준공영제 보조금, 유가 보조금 등 시내버스에 대한 다양한 지원책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인건비 문제, 친족 채용, 주주 배당 문제 등도 매번 지적된다. 공사도 마찬가지다. 유휴자산 매각, 적자 속 성과급 지급 등은 논란이 된다.
이에 공사는 비상상황에 맞춰 비상경영관리단을 구성했다. 공사는 직원 피복비, 커피값 등 복리후생비를 줄이는 등 자구노력을 적극 진행한다. 사당주차장 부지(3400억원), 용산국제빌딩(504억원) 등도 추진한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대중교통 요금 정책이 '도 아니면 모' 식으로 추진된 면이 없지 않다"면서 "요금 인상과 관련해 시민들을 충분히 이해시킬 만한 이유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