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이미지/사진=AFP
장희창 국립감염병연구소 초대 소장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대한민국의학한림원·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8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코로나19(COVID-19) 대유행에서 인플루엔자 동시 감염’ 포럼에서 ‘국내외 코로나19 백신 개발현황’을 설명하며 이 같이 밝혔다.
장 소장은 여러 백신 중 개발 속도가 빨라 초기 대응에 유리한 ‘mRNA백신과 백터백신’ 개발에 우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아직 우리나라엔 mRNA·백터백신을 제조할 수 있는 회사가 없다. 이중 mRNA 백신은 예방효과가 접종 후 4개월 이상 지속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관심을 나타냈다.
국내에선 제넥신이 임상 1상 60명 접종을 완료,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결과 분석 후 이달 혹은 내년 1월에 2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진원생명과학은 1상에 대한 임상 승인이 난 상태이며, 현재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가 진행 중이다. 장 소장은 “두 곳 모두 이달에 1상, 2상 임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 소장은 치료제 개발 현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장 소장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주로 ‘경증 환자’ 위주로 치료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중증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제 개발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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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국내 제약사들이 경중 관련 임상시험 결과만을 제출하고 있다”며 “중증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하나도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장 소장은 코로나19 중증 환자에게 주로 쓰는 렘데시비르에 한 가지 약재를 더 넣고 빼는 임상시험을 내년 1월 초 진행, 중증 환자에 맞춤형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 독감 동시에 걸리면 코로나 바이러스 증식 빨라진다” 한편, 이날 ‘코로나19 대유행에서 인플루엔자 동시 감염’을 주제로 발표한 김성준 한국화학연구원 신종바이러스(CEVI)융합연구단 팀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독감(인플루엔자)이 순차 감염되는 현상을 집중 모니터링 하고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팀장은 “코로나에 이어 독감과 같은 호흡기계 바이러스가 순차적으로 감염될 경우 코로나 바이러스(SARS-CoV-2) 빠르게 증식되는 현상이 발견됐으며, 이 경우 코로나19의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인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인한 장기 손상이 발생할 우려가 더 커졌다”고 밝혔다.
또 김 팀장은 의학·생명과학 분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medrxiv.org)’에 올라온 자료를 인용, 독감과 코로나19에 동시에 감염됐을 때 사망 확률은 코로나19에 단독으로 걸렸을 때의 6배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동시 감염은 겨울철 독감 뿐 아니라 다른 호흡기계 바이러스로도 가능하며, 몸 속 B형, C형 간염 등과도 반응해 간 섬유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