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코로나19 표준검사법은 ‘역전사 유전자 증폭법(RT PCR)’이다. 진단시약 안에 있는 프라이머라는 물질이 특정 바이러스가 가진 유전자에 달라붙어 양을 증폭시킴으로써 바이러스를 검출하는 방법이다. 정확도가 높지만 바이러스를 검출하고 진단결과가 나오기까지 하루가 걸린다. 고가의 대형장비를 갖춘 병원·연구소 등으로 검체를 운송해야 하고, 숙련된 검사 인력도 필요하다. 진단 과정이 복잡한 만큼 비용도 많이 드는 데다 실시간으로 현장 대응이 어렵다는 단점이 따른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검사할 수 있는 스마트폰 기반 진단 장치/사진=미국 글래드스톤 연구소
그러면 스마트폰 카메라가 형광물질을 감지해 양성·음성 여부를 판독한다. 이 검사법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부하(총량)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연구진은 “요즈음 대부분 스마트폰에 고해상도 카메라가 장착되면서 이 같은 검사가 가능해졌다”며 “검사 시간을 줄이고 복잡한 과정을 필요로 하지 않아 현장 진단기기로 사용해도 손색 없고 독감(인플루엔자)과 같은 다른 전염병에도 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폐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도 흐릿하고 고르지 않는 같은 병변이 나타난다는 것.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진은 AI에게 코로나19 환자 흉부 엑스레이 사진 1만7002건을 학습시켜 일반 폐 질환 환자와 코로나19 환자를 식별할 수 있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를 탑재한 AI가 ‘딥코비드XR’이다.
이는 흉부 방사선 전문의보다 10배 더 빠르게 진단한다. 연구진은 “총 300건의 영상을 판독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방사선 전문의들은 3시간 30분, 딥코비드XR는 18분 정도 걸렸다”고 말했다. 또 “흉부 엑스레이는 의료보험이 적용된 비용이 싼 데다 일상적으로 이뤄지므로 코로나19 감염자를 빠르게 찾아내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코로나19에 걸린 초기 환자들에게선 폐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므로 이 기술을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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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물 탐지견처럼 '코로나19 탐지견'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자료사진=뉴스1
개는 약 3억 개의 후각수용체를 갖고 있다. 이미 이런 감각을 이용한 폭발물·마약 탐지견이 활동 중이다. 과학자들은 개에게 땀 냄새를 맡게 하면 코로나19 감염 징후를 감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훈련을 시켰다.
실제로 핀란드와 레바논 공항에서 이뤄진 실험에서 무증상 감염자를 찾아냈던 것으로 보고됐다. 레바논 세인트조지프대 연구진에 따르면 레바논 공항에 훈련된 코로나19 탐지견 2마리를 투입해 약 1700여 명의 승객 냄새를 맡게 한 결과 158명의 확진자를 찾아냈다. 코로나19 탐지견은 감염 환자로부터 나는 특유의 냄새를 맡게 되면 그 자리에 앉도록 훈련을 받았다. 이런 반응을 나타낸 환자들에게 연구진이 RT PCR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의 의심환자에게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이 나왔다.
이 기술은 고가인 코로나19 검사기기를 구매할 여력이 안 되는 저소득국가에서도 활용할 수 있어 코로나19 전염병 퇴치를 위한 현실적 접근법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하지만 탐지견마다 양성·음성 판정이 다를 때가 나타나는 등 임무 능력에 차이를 보였고, 검사의 정확성·신뢰성을 확보할만한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현장에 적용될 지 여부는 현재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