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기업 바이오시밀러, '2조 IPO' 도전장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0.11.16 14:37
글자크기
싱가포르 국적 바이오시밀러(복제약) 회사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연내 공모 절차에 나선다.

적자 바이오시밀러로, 최대 2조원에 가까운 기업가치를 책정해 눈길을 끈다. 바이오시밀러 대어의 IPO(기업공개) 성과에 공모 시장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오는 12월 공모 절차에 돌입한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삼성증권, 공동 주관사는 KB증권이다.



싱가포르 기업 바이오시밀러, '2조 IPO' 도전장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2015년 7월 설립됐다. 주로 암에 대한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등을 개발한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국내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와 관계사로,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의 공동 최대주주인 박소연 대표가 이끌고 있다. 싱가포르 국적 회사지만, 넓은 의미에서 한상 기업인 셈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유방암과 전이성 위암 치료제에 사용되는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HD201) 글로벌 판매를 위해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 중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최근 글로벌 제약회사 테바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테바에 HD201의 이스라엘 시장 독점적 상업화 권리를 일임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SK바이오팜 (89,600원 0.00%)과 같은 유가증권시장 기준시가총액 특례 상장에 도전하고 있다.


이 특례 요건은 적자 기업이더라도 시가총액 6000억원, 자기자본 2000억원을 충족하면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수 있는 상장 제도다. 공모 과정에서 6000억원 이상의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아야 한다.

앞서 상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 (788,000원 ▲4,000 +0.51%)와 SK바이오팜이 이 특례 요건을 활용했다. 외국 기업으로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처음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제시한 희망공모가밴드는 2만5000~3만2000원으로, 밴드 상단 기준 기업가치(스톡옵션 포함)는 약 1조9785억원이다. 밴드 상단 기준 공모 규모만 4909억원 수준인 대형 IPO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의 2019년 연결기준 매출액(영업수익)은 20억원, 영업손실은 44억원, 순손실은 14억원이다. 올해 매출액은 없고,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108억원, 149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더 커졌다.

일각에선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에 대해 공격적인 밸류에이션을 책정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상장 공동 주관사인 KB증권 등으로부터 2019년 10월 투자를 유치했는데, 당시 1조원에 가까운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투자를 받았다.

1년여 만에 기업가치를 약 2배 높인 셈이다.

해외 국적 적자 바이오시밀러라는 점을 고려하면 공모 시장 참여자 사이에서 적정 밸류에이션에 대한 어려움이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주요 5개 투자자에 풋옵션(주식매도청구권)을 부여했는데, 2021년 6월 30일까지 상장을 완료하지 못하면 해당 투자자의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이 풋옵션에는 상장 가치 기준 2조원 이상 시가총액 조건이 포함됐는데, 추가 협의를 통해 2조원에 미치지 못하는 가치로 IPO를 진행할 수 있고 상장이 완료될 경우 풋옵션을 소멸하기로 합의했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증시에서 셀트리온의 주가 흐름이 비교적 견조했는데, 해외 국적 대어급 바이오시밀러의 IPO에 대해 공모 시장 평가가 어떨지 흥미롭다"며 "다만 다른 국내 IPO 기업보다 정보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고, 기업가치 평가에 대한 적정 선을 구체화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바이오팜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