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합’과 항체가 만나 암 치료한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09.2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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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공대 연구팀, 홍합단백질 활용한 국소 항암 면역치료기술 개발

홍합단백질 기반의 국소적 항체전달 플랫폼 이뮤글루(imuGlue): 홍합접착단백질을 이용해 치료용 항체를 원하는 곳에만 국소적으로 전달하여 장기간 유지시킬 수 있고 이를 통해 전신 부작용을 크게 낮추면서도 항암 면역치료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이다/사진=포항공대홍합단백질 기반의 국소적 항체전달 플랫폼 이뮤글루(imuGlue): 홍합접착단백질을 이용해 치료용 항체를 원하는 곳에만 국소적으로 전달하여 장기간 유지시킬 수 있고 이를 통해 전신 부작용을 크게 낮추면서도 항암 면역치료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이다/사진=포항공대


국내 연구진이 홍합의 ‘접착단백질’을 이용해 치료용 항체를 암 세포가 있는 곳에 정확하게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 주계일 연구교수, 정연수 박사, 생명과학과 임신혁 교수, 황성민 박사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이 수분이 많은 환경에서도 강한 접착력을 가진 홍합접착단백질을 항체에 연결해 표적 부위에 효과적으로 항체를 전달할 수 있는 항암면역치료플랫폼 ‘이뮤글루’(imuGlue)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면역치료요법 중 항체치료는 인공적으로 만든 항체를 인체에 투여해 면역체계를 조절해 치료하는 방법이다. 항암치료에서는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세포를 더욱 활성화해 효과를 높일 수 있어 선진적 항암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항암 면역치료제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인 임상 시험만 1600여 건에 이른다. 항암 면역치료 신약 개발은 차세대 핵심 분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정맥주사로 온몸에 투여하도록 하는 기존 기술은 많은 양의 항체를 지속적으로 투여해 정상 세포·조직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많은 양의 항체가 한 번에 방출되면 과도한 면역반응을 일으켜 자가면역질환을 불러올 위험도 따른다.



기존 표적 부위만을 골라 치료하는 국소 치료는 혈액 등에 의해 대부분의 항체가 표적 부위 밖으로 흘러나가며 너무 적은 항체만 남게 돼 치료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이 개발한 ‘이뮤글루’는 수분이 많은 체내 환경에서도 표적 부위에 치료용 항체를 장기간 머물 수 있게 한다.

암세포가 있는 환경에 선택적으로 반응해 항체를 방출함으로써 항암 면역치료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전신 치료의 부작용을 낮출 수 있다.


또 화학치료요법에 사용하는 약물과 같은 면역조절물질과의 병합치료로 사용함으로써 높은 효율의 항암 면역치료도 가능하다.

이뿐 아니라 이번에 개발한 국소적 항암 면역치료제는 다양한 치료용 항체를 손쉽게 연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점액 분비가 많은 점막이나, 체액, 혈액이 많은 체내에서도 섞이거나 특성이 사라지지 않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주사뿐만 아니라, 스프레이로 분사 방식 등 획기적 치료법 개발에 활용될 전망이다.

차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홍합접착단백질을 이용한 최초의 면역치료법”이라며 “다양한 면역치료에 성공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바이오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머티리얼스’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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