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본부의 '상업용치료제' 말실수에 요동친 코로나 치료제株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20.09.0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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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서 코로나19(COVID-19) 치료제와 관련한 브리핑 실수가 나오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이틀째 요동치고 있다. 항체·혈장 치료제는 임상이 빨라야 1년 넘게 걸리는데 이달부터 환자들에게 처방될 수 있는 것처럼 언급하는 바람에 혼선이 빚어졌다는 지적이다.

9일 증시에서 셀트리온제약 (89,900원 ▼800 -0.88%)은 장중 한 때 12% 넘게 상승하다가 오후 들어 약세로 전환했다. 셀트리온 (176,600원 ▼800 -0.45%)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 역시 주가등락 폭이 6% 정도 됐다. 마찬가지로 전날 급등했던 녹십자 (111,900원 ▲800 +0.72%)는 이날 8% 넘는 하락률을 보이며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셀트리온 3사와 녹십자의 주가가 전날과 이날 요동친 것은 방대본의 말 실수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항체치료제와 관련해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임상시험계획 2상, 3상을 심사 중"이라며 "이번 달 중에는 항체 치료제 대량생산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브리핑 당시 '상업용' 항체 치료제를 대량 생산한다고 언급했지만 이후 방대본에서는 상업용이 아니라 생산공정을 검증하기 위한 생산이라는 추가 공지가 나갔다. 임상과 별개로 생산설비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는지 시험한다는 것이었다.

국내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업체는 셀트리온이 있고 혈장 치료제는 녹십자가 있는데 권 부본부장의 말은 이들의 개발일정이 크게 앞당겨진 것처럼 받아들여지며 당장 이달부터 치료제가 시중에 처방되는 것으로 오해한 이들이 많았다는 지적이다.

임상일정을 생각하면 실제 생산과 일선 처방까지 1년 가까이 걸리지만 치료제 개발이 이미 성공해 양산만 앞둔 것으로 해석한 것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앞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임상 2상에서 탁월한 효능·안전성이 확인되면 연말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것"이라면서 "늦어도 내년 5월 임상 3상이 끝날 것으로 본다"며 언급한 바 있다. 올해는 치료제가 나오기 어려운 일정이다.

주식시장에서는 큰 혼란이 발생했는데 방대본 브리핑 전 마이너스였던 셀트리온 3사 주가는 급반등해 플러스로 끝났고 녹십자는 한 때 26% 넘게 오르기도 했다.

이들 뿐 아니라 제약,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도 동반 급락했다. 코로나19 치료제로 국내 임상 2상을 밟고 있는 부광약품 (6,150원 0.00%), 그리고 한국 식약처와 미국 FDA 임상 2상을 함께 진행하고 있는 엔지켐생명과학 (1,880원 ▲13 +0.70%)은 4%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셀트리온이나 녹십자는 주가가 올랐다가 빠지는 바람에 제자리로 내려왔으나 나머지 기업들은 엉뚱하게 빠져버린 셈이다.

셀트리온제약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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