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인터넷 투자 카페에는 ETF 매수를 문의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동학 '개미'들은 지난달 급락장에서 삼성전자 등 우량주를 사들이며 '장기투자자'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지만 레버리지, 원유 ETF 등 공격적인 상품도 거리끼지 않았다. 인터넷을 통해 투자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고 몇 만원으로도 대체투자 ETF를 투자할 수 있게 되면서 다양한 상품을 직접 매수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증시 폭락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금액 1위는 삼성전자(4조9600억원)이었지만 2위와 3위는 ETF였다. KODEX 레버리지를 1조2100억원,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7900억원 순매수했다. KODEX WTI원유선물과 TIGER 원유선물Enhanced(H)는 각각 4200억원, 2200억원, KODEX 200은 2200억원을 순매수해 상위에 올랐다.

특히 이번 증시 급락은 ETF 시장이 성장한 뒤 처음 맞는 위기다. 인버스 ETF는 2009년, 레버리지 ETF는 2010년에 처음 등장했다. 김 부장은 "ETF의 인지도가 높아진 뒤 글로벌 경제 위기가 다시 한번 닥치면서 ETF를 활용해 투자하려는 투자자가 급격히 늘었다"며 "특정 종목에 과한 쏠림 현상도 보이고 있지만 지속적인 투자 경험을 통해 성숙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적은 금액으로 많은 종목에 분산투자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 ETF의 구성종목은 말그대로 200개다. ETF 한 주를 사면, 코스피200 전체 종목에 투자하는 효과가 난다. 권오성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부문장은 "분산 투자로 개별 종목 리스크를 피할 수 있고 ETF에 담겨있는 종목 구성을 모두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주식과 달리 증권거래세도 면제된다. 현재 증권거래세는 0.25%다. 삼성전자를 1억원어치 샀다가 팔면 25만원을 내야 한다. 반면 ETF는 증권거래세가 없다. 대신 ETF를 발행하는 자산운용사에 보수를 내야 하는데 연 0.2~1% 수준이다.
기초자산에 따라 보수가 다른데, 코스피200의 1배 추종상품은 0.3%대, 레버리지는 0.6%대다. 증권거래세보다 비싸보이지만, 보수는 보유기간에 따라 매겨진다는 특징이 있다. 증권거래세는 삼성전자를 1개월 후에 매도하든, 1년 뒤에 매도하든 한번 매도할 때마다 0.25%를 내야 하지만, ETF 보수는 6개월 뒤에 판다면 반값이 된다.
다만 공격적인 상품에 집중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많다는 점은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미국, 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는 4배 이상의 레버리지 ETF 상품이 상장돼 있지만 국내에서는 2배까지만 허용되고 있다.
김홍주 거래소 ETF시장팀장은 "최근 시장 변동 폭이 커지면서 레버리지나 인버스 등 상품에 개인들이 많이 유입됐다"며 "레버리지 등은 장기투자에 적합하지 않은 상품이라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적인 장기투자 상품인 퇴직연금 등에도 레버리지나 인버스는 들어가지 않는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