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지는 남극, 해조류 분포 30년 만에 바뀌었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06.2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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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연, 세종기지 연안에서 30년 간격 두고 해조류 분포양상 비교 분석

해조류 군집 조사를 위해 과학잠수를 하는 모습(위)과 해조류 큰잎나도산말(아래 왼쪽)과 산말류(아래 오른쪽)/사진=극지연구소해조류 군집 조사를 위해 과학잠수를 하는 모습(위)과 해조류 큰잎나도산말(아래 왼쪽)과 산말류(아래 오른쪽)/사진=극지연구소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남극 해조류 분포가 30년 만에 바뀐 것으로 확인됐다.

극지연구소 최한구 책임연구원과 성균관대학교 김정하 교수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은 세종기지가 위치한 남극 킹조지섬 맥스웰만 연안의 5개 지점에서 2016년부터 3년간 해조류 분포를 30년 전 자료와 비교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해조류의 종류는 1988년 25종에서 30년 뒤 27종으로 별다른 변화가 없었지만, 해조군집 간 유사도는 48.2%로 큰 차이를 보였다. 군집은 특정 시간에 특정 장소에 모여 있는 생물 집단을, 유사도는 두 집단 사이 생물 종의 분포가 얼마나 닮았는지를 말한다.



해조류 중 큰잎나도산말은 감소하고 산말류는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는데, 연구팀은 수온 상승의 영향으로 풀이했다. 산말류는 큰잎나도산말에 비해 상대적으로 따뜻한 바다환경을 선호한다.

해조류 생태계는 수온 이외에도 주변 빙하가 녹으면서 유입되는 물질이나 펭귄 등 극지동물 서식지에서 배출되는 영양분에 의해 교란될 수 있다. 이에 연구팀은 해조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분리해 정확한 상관관계를 밝혀낼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남극에서 처음으로 30년 전후 동일 지점의 해조류 변화를 비교분석한 사례로 보고됐다. 논문 1저자인 고영욱 박사와 최한구 책임연구원은 “극지방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에 취약한 지역이지만, 중위도나 열대지방과 달리 해조류 변화를 장기간 관측한 연구가 부족했다”며 “지구온난화가 남극 바다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장기 모니터링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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