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지지율 자신감…J노믹스 남은 2년 '승부수 셋'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심재현 기자, 안정준 기자, 박소연 기자, 조성훈 기자, 박계현 기자 2020.05.1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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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턴·글로벌 첨단기업 한국 와라" 이유 있는 文의 자신감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3주년 특별연설 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한국갤럽은 문 대통령이 취임 3주년인 10일을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7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1987년 개헌 이후 직선제 대통령의 3년 차 시점 지지율 중 최고치다. /사진=뉴스1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3주년 특별연설 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한국갤럽은 문 대통령이 취임 3주년인 10일을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7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1987년 개헌 이후 직선제 대통령의 3년 차 시점 지지율 중 최고치다. /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첫번째 목표로 기업 유턴과 함께 글로벌 첨단기업 국내 유치를 꼽았다. 한국을 전세계 첨단기술의 보급창으로 만들어 세계의 산업지도를 바꾸겠다고 했다.

이는 최근 코로나19 방역을 통해 얻은 자신감 덕분이다. 한국은 이번 사태에서 사이버 개학, 비대면 산업 등을 뒷받침하는 ICT(정보통신기술) 인프라와 뛰어난 방역을 통한 바이오산업 경쟁력을 확인했다. 더욱이 동요하지 않는 시민의식과 경제봉쇄 없이 난관을 헤쳐나가는 정부의 역량을 통해 그 어느 곳보다도 안전하고 투명한 생산기지로서의 자격을 전세계에 선보였다.



◆대한민국=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투명한 생산기지

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통령 취임 3주년 특별연설'을 통해 "혁신 벤처와 스타트업이 주력이 돼 세계를 선도하는 '디지털 강국'으로 대한민국을 도약시키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튼튼한 방역을 기초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생산거점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일례로 완성차업계 중 GM, 폭스바겐 등 글로벌 업체들의 공장 중단율이 80%를 넘어섰지만 국내에서 공장을 상당수 운영하는 현대·기아차의 중단율은 35.3%에 그쳤다.

문 대통령이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투명한 생산기지가 됐다"고 밝힌 이유다. 문 대통령은 "세계는 이제 값싼 인건비보다 혁신역량과 안심 투자처를 선호하기 시작했다"며 "우리에겐 절호의 기회"라고 바라봤다.

이어 "한국 기업의 유턴은 물론 해외의 첨단산업과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과감한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포스트 코로나 주인공 될 자격 '충분'

10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 배석한 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왼쪽부터)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10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 배석한 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왼쪽부터)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이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산업지형 재편 과정에서 주인공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핵심기술 국산화를 계기로 정부도 고부가가치산업의 핵심공정 R&D(연구개발)에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을 두고 투자하고 있다. 한국을 떠난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특례제도 역시 일부 세제혜택 등을 넘는 수준으로 준비중이다.

여기에 더해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거나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나라만 59개국이다. 세계 주요국은 대부분 한국의 경제 영토에 엮여있다고 볼 수 있다. 이들만 합쳐도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77%가 넘는다. 2022년까지 전세계 GDP의 90% 수준까지 FTA 교역국 규모를 늘리는 게 정부의 목표다.

유턴기업과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구애, 비관세로 세계 주요국을 넘나들 수 있다는 점은 '안전하고 투명한 생산기지'로서의 한국의 입지 조건에 날개를 달아준다.

◆세계의 공장 중국은 옛말…"한국이 기회 잡을 것"

장 폴 로드리그 미국 호프스트라대학교 교수 / 사진=키플랫폼장 폴 로드리그 미국 호프스트라대학교 교수 / 사진=키플랫폼
지리경제학 최고 석학인 장 폴 로드리그 미국 호프스트라대 교수는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팬데믹 이후의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글로벌 기업들의 중국에 대한 신뢰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도 했다.

로드리고 교수는 "한국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매우 신뢰할 수 있는 나라로 여겨지고 있다"며 "많은 글로벌 소비자들과 기업가들이 한국의 책임감을 기억할 것이고, 이는 향후 그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국내 기업들 그동안 값싼 인건비 등 해외 공장이 지니던 장점들이 줄어든다는 판단 아래 유턴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최근 효성은 일부 공장의 베트남 진출 계획을 접고 울산 공장을 증설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리기도 했다.

향후 국내에서 세제혜택과 기업하기 용이한 노동환경 등이 더 갖춰진다면 유턴기업과 글로벌 기업의 국내 유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10일 연설에서 "투자 활성화에 적극 나서겠다"며 "제조업이 활력을 되찾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데 따라 향후 기업 유치를 위한 추가 대책이 나올 전망이다.

세종=최우영 기자

"경제 전시상황" 뚫을 3개의 창…'文 3주년' 미래경쟁력 답안지
71% 지지율 자신감…J노믹스 남은 2년 '승부수 셋'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3대 신성장 산업 강화를 강조한 것은 '포스트 코로나' 국면에서 글로벌 선도형 경제모델로 미래시장경쟁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위기를 "경제 전시상황"으로 표현하면서 3대 신성장 산업을 해법으로 제시한 것을 두고 정부의 정책 지원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반도체업계에서 시스템반도체는 미개척 영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전세계 시장 매출의 60~70%를 확보한 메모리반도체 부문과 달리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국내 업계의 매출 점유율은 4.1%(D램익스체인지 2018년 기준 집계)에 그친다. 그마저도 2009년 점유율 2.9%에서 10년째 제자리걸음이다.

1위인 미국(60.1%)은 물론 반도체 후발주자인 중국(5.0%)에도 뒤진다. 국내 반도체산업의 위상이 글로벌 톱으로 올라서느냐, 제조 하청공장으로 전락하느냐의 갈림길에 섰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가 지난해 4월 삼성전자 (79,700원 ▼1,600 -1.97%)와 손잡고 시스템반도체 비전을 발표한 이후 성과는 조금씩 쌓이고 있다.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부문에서도 세계 1위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게 정부와 업계의 목표다.

71% 지지율 자신감…J노믹스 남은 2년 '승부수 셋'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시스템반도체의 한 분야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점유율 15.9%로 대만의 TSMC(54.1%)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에서 시스템반도체 매출 비중도 올 1분기 처음으로 25%를 넘어섰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시스템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보다 선두업체와의 격차가 큰 분야지만 한번 입지를 다져놓으면 수익성이 보장된다"며 "정부의 공격적인 지원과 업계의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산업과 바이오헬스 산업에서도 퍼스트 무버 전략을 밀도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100여년 동안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산업에서 후발주자에 그쳤던 국내 자동차업계가 패러다임 시스트(대변혁)를 계기로 미래시장 선점을 노릴 절호의 기회라는 얘기다.

현대차를 필두로 한 수소전기차 글로벌 판매량은 지난해 1~10월 기준 3666대로 일본(2460대)을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전기차 배터리는 올해 1분기 세계 점유율 1위에 오른 LG화학을 비롯해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까지 '배터리 빅3' 모두 글로벌 10위권에 안착했다.

바이오헬스 부문에서도 코로나19 사태 극복 과정에서 증명된 'K-방역' 후광을 계기로 세계시장 도약이 예견된다. 지난 4월 바이오헬스 수출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늘어난 10억8500만달러로 '나홀로' 독주했다. 정부는 바이오헬스 수출을 2018년 144억달러에서 2030년 500억달러로 키워 국내 5대 수출주력산업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심재현 안정준 박소연 기자

"디지털뉴딜 데이터 인프라 구축 최우선 둬야"…쌍수든 IT업계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세종특별자치시 세종파이낸스센터 과기정통부 영상회의실에서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해 '언택트 IR' 참여기업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세종특별자치시 세종파이낸스센터 과기정통부 영상회의실에서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해 '언택트 IR' 참여기업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한국판 뉴딜'을 통해 디지털인프라를 구축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히자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IT전문가들은 디지털 뉴딜이 경제회생은 물론 4차 산업혁명시대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는 목적인 만큼 과감한 발상의 전환과 함께 규제완화도 적극 검토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딜 장기적 국가혁신 기여할 대형IT프로젝트 과감히 추진해야

먼저 이번 디지털뉴딜사업을 통해 무엇보다 데이터 산업의 기반을 닦는데 비중을 둬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는 "거창한 시스템이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데이터 기반이야 말로 AI(인공지능), 융합산업의 근본 인프라인 만큼 이번 한국형 뉴딜의 방향은 옳다"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이어 "최근 일자리를 잃은 청년들이 많은데 이들에게 데이터를 정리, 가공, 분류시키고 다양한 AI 학습용 데이터를 만들도록해 연구, 산업계가 즉시 활용하도록 하면 자연스레 일자리 문제와 함께 데이터, AI에 익숙한 인력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재환 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도 "기업 입장에서는 가명화한 데이터를 얼마나 더 잘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라며 "이번 기회에 정부가 이종산업간 데이터를 결합한 부가가치가 높은 빅데이터들을 만들어 국가차원의 데이터 경쟁력을 키워줬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과감한 발상의 전환 필요, 규제도 풀어야

71% 지지율 자신감…J노믹스 남은 2년 '승부수 셋'
과감한 발상의 전환과 규제완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다. 문정현 한국정보산업연합회 상무는 "디지털 뉴딜이 단기 일자리 창출 보다는 장기적 국가혁신과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사업으로 꾸려져야한다"고 조언했다.

예컨대 디지털 헬스케어나 전자투표시스템, 전자주민증, 에듀테크 등 기존 재원문제나 각종 이해관계에 가로막혔던 대형 IT프로젝트도 발상을 전환해 과감히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통해 10년 뒤 전세계적으로 선도할 레퍼런스(구축사례)를 만들어 과거 전자정부를 한국이 주도한 것처럼 IT 기업과 인력이 해외에 진출할 교두보를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채효근 IT서비스산업협회 부회장은 "디지털뉴딜이 일자리 창출이라는 정책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대기업의 인프라 투자를 적극 유도하고 여기에 중소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이 동참하도록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현행 대기업의 공공IT사업 참여제한 완화를 주문했다.

채 부회장은 "기존 공공사업이 정부주도형으로만 이뤄지다보니 나라 돈을 쓰는 뉴딜사업도 대기업만 과실을 따먹는게 아니냐는 부정적 시각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만약 그런 우려가 있다면 일반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처럼 민간투자형 공공사업을 도입해 대기업이 자본과 인프라를 투자해 참여하도록 길을 열어주면 된다"고 말했다.

◆정보보안 등한시 안돼

디지털뉴딜에서 정보보호를 등한시해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있다. 언택트 산업에서 미국의 줌, 네트워크 산업에선 중국 화웨이가 성장가도를 달리다 보안 이슈로 발목이 잡힌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춘식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는 "정부가 언택트 산업을 육성하려면 개인정보보호, 정보보호산업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며 "언택트 산업은 주로 의료분야, 학교, 공공기관 등을 중심으로 도입될 가능성이 높은데 보안 기술이 제대로 적용돼 있지 않으면 반드시 역풍을 맞게 돼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 19의 어려움 속에서도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던 벤처 스타트업은 문재인 정부 3년간 가장 활발하게 성장했던 분야"라며 "(이번 뉴딜에서도) 대한민국의 혁신 벤처스타트업들이 주력이 돼 바야흐로 세계를 선도하는 디지털강국으로 대한민국을 도약시키는 일에 중소벤처기업부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성훈 박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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