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장에서 50%수익 "PTR 투자를 아시나요?"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20.02.07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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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외 증시가 급락하는 와중에 50%에 달하는 괴력의 수익률을 보여준 펀드가 있다. PTR자산운용이 시장에 선보인 상품인데 국내에서 판매된 주식형 펀드는 물론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숏(공매도) 펀드마저 뛰어넘는 성적을 냈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PTR자산운용은 지난해 11개의 국내외 주식형 펀드를 운영하면서 평균 24.8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것은 일본 중소형1호와 자스닥1호로 각각 49.36%, 43.59%를 기록했다. 미국 중소형주 펀드는 37.69%를 기록했다. 지난해 마이너스 수익률로 초토화됐던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가 있었다.

PTR자산운용의 한국 주식형 펀드 가운데 중소형1,2호는 각각 20%대 초반을 기록했고 마이크로-캡은 24.62%, 코스닥 벤처1,2호는 17%대였다. 전체 펀드 가운데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없었다.



가장 낮은 수익률이 나온 것이 공모주 멀티1호(8.61%)였는데 코스닥 벤치마크 대비 16% 초과수익을 냈다. PTR자산운용의 운용자산규모는 900억원 남짓이다.

지난해 코스피, 코스닥 가리지 않고 주가가 급락하는 와중에 기록한 성과라 의미가 특별하다는 것이 자산운용업계의 평가다.

폭락장에서 50%수익 "PTR 투자를 아시나요?"


김재홍 PTR자산운용 전무 겸 CIO(최고투자책임자)에게 비결을 물어보니 "PTR(Price-Technology Ratio) 투자기법이 큰 몫을 하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PTR을 풀어주면 '주가/기술가치 비율'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 사명에서 알 수 있듯 PTR자산운용이 독창적으로 만든 주식 투자지표다.

증권업계에선 수십년간 기업들의 적정주가를 평가하는 지표로 PER(주가/수익 비율), PBR(주가/순자산 비율) 등을 활용해왔다. 그러나 이들 지표는 제약, 바이오, IT 등 성장기업 분석에 적합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컸다.

삼성전자의 PER은 10~20배에 불과한 반면 바이오 기업들은 수천, 수만 배의 PER을 기록하곤 했다. 그럼에도 PER 등의 지표가 사용됐던 것은 대체 지표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PTR은 현재 기업들의 가치가 시장에서 적절하게 평가되는지 볼 수 있는 가장 최적화된 지표라는 설명이다.

김 전무는 "기업의 가치를 보는 매출이나 이익 같은 경영성과는 기업이 지닌 특허기술이나 마케팅 노하우, 인적자원, 브랜드 인지도 같은 경쟁력이 종합된 사후 결과물"이라며 "이런 무형자산을 미리 평가해 가치를 측정해보면 앞으로 기업이 어떤 경영성과를 낼 지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PTR 지표는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 및 세계특허를 중심으로 기업의 기술력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산출된다"며 "빅 데이터와 AI(인공지능)을 결합해 특허권의 시장가치를 산정하면 기업이 지닌 기술의 본질가치를 가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PTR에 핵심인 특허가치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특허 출원인의 우수성, 재인용 사례, 특허가 등록된 국가의 범위 등이 이용된다. 이를 테면 특허가 1건이어도 퀄컴의 통신기술처럼 다른 기업의 특허에 재인용되는 사례가 많으면 높은 가치를 반영된다.

김 전무는 "PTR자산운용의 모회사인 위즈도메인의 기술을 통해 이 같은 분석지표를 만들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재홍 PTR 자산운용 CIO(최고투자책임자)김재홍 PTR 자산운용 CIO(최고투자책임자)
위즈도메인은 특허정보 분석 기업으로 전세계 특허 기술 데이터베이스(DB)의 구축을 비롯해 분석, 특허정보 관리 시스템의 구축, AI·빅데이터 기반 특허가치 자동평가시스템 등을 개발해왔다.

지난해 국내 지적재산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기획재정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특히 ‘AI를 활용한 기업의 특허가치 자동평가 서비스’가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하면서 금융권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PTR 지표의 활용영역은 광범위하다. 김 전무는 "기술가치를 평가하기 어려운 비상장 IT 및 바이오 업체도 특허를 분석하면 PTR을 산출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이 기업들이 상장할때 상장 공모가격이 싼지, 비싼지 평가할 수 있어 공모주 투자에도 보탬이 된다"고 귀뜸했다.

이 밖에 기업 간 인수합병(M&A)이나 사업구조 재편에서 어느 기업이 유리한 협상을 했는지도 평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PTR이 만능은 아니다. 기술가치가 높더라도 이를 경영성과로 현실화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만년 저평가 기업처럼 PTR을 반영하지 못하는 기업도 있다. 때문에 PTR이 낮은 기업들 가운데 어느 곳에 투자를 할 지 판단해야 제대로 된 수익을 거둘 수 있는데, 이 부분이 PTR자산운용의 힘이다.

김 전무는 금융업계에서 연구원과 애널리스트로 일해왔으며 PTR자산운용 합류 전에는 가치투자의 명가로 유명한 신영증권 리서치 센터장으로 일해왔다.

김 전무는 "PTR 펀드는 기업 이익에 기반한 전통적인 가치 투자방식과는 차별되는 새로운 대안펀드로 부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PTR을 활용한 다양한 전략의 펀드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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