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위성끼리 우주 편대비행"…국내 첫 군집위성 '스나이프' 개발 착수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01.2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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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연, 큐브샛 4대로 이뤄진 스나이프 시스템 상세 설계 완료…우주 환경 입체적으로 연속 포착

국내 첫 우주환경관측용 저궤도 초소형군집위성 ‘스나이프’(SNIPE, 한글명 도요샛)의 가상도/자료=천문연 국내 첫 우주환경관측용 저궤도 초소형군집위성 ‘스나이프’(SNIPE, 한글명 도요샛)의 가상도/자료=천문연


광활한 미지의 우주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는 물질은 무엇이고, 어떻게 이뤄져 있을까? 국내 연구진이 이 같은 궁금증을 해결할 우주환경관측용 군집위성 개발에 착수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국내 첫 우주환경관측용 저궤도 초소형군집위성 ‘스나이프’(SNIPE, 한글명 도요샛)의 시스템 상세설계를 마쳤다고 22일 밝혔다. 앞으로 비행모델(Flight Model·FM) 개발 및 조립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스나이프는 오는 2021년 우주로 쏘아 올려진다.



스나이프는 옆에서 봤을 때 A4용지만한 크기(가로×세로×높이, 10×20×30)의 10kg 이하 큐브샛(미니위성) 4대로 이뤄졌다. 큐브샛은 개발·발사에 2000억원이 넘는 고가의 대형 위성과 달리 제작비가 1억~2억원 정도로 저렴해 미국, 일본, 유럽 등 우주선진국에서 과학 임무 수행용으로 많이 개발하고 있다. 스나이프의 특징은 드론(무인기)처럼 여러 대를 띄워 동시 운용하는 군집비행을 할 수 있다는 것. 4대의 위성에는 추력기가 탑재돼 있어 각 위성 간 거리를 우주 공간에서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일렬로 비행하는 종대 비행, 나란히 비행하는 횡대 편대 비행 등도 가능하다.

목적한 궤도에 오른 4대의 위성은 각각 정해진 위치에서 우주 환경을 입체적으로 실시간 관찰한다. 천문연 이재진 박사는 “여러 대의 위성이 편대 비행을 하면서 지금까지 단일위성이 할 수 없었던 우주환경 변화에 대한 2차원적 구조를 파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의 99%는 플라즈마로 이뤄져 있다. 스나이프의 임무는 지구 대기 상공 약 60km에서 1000km 사이 전자가 밀집돼 있는 전리권에서 우주 플라즈마의 밀도 및 온도와 태양 자기장·전자파 등의 시간적·공간적 변화를 동시에 관측하는 것이다. 이 박사는 “스나이프의 관측 임무를 통해 획득한 성과는 우주의 생성·진화 과정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내 첫 우주환경관측용 저궤도 초소형군집위성 ‘스나이프’(SNIPE, 한글명 도요샛)의 가상도/자료=천문연국내 첫 우주환경관측용 저궤도 초소형군집위성 ‘스나이프’(SNIPE, 한글명 도요샛)의 가상도/자료=천문연
스나이프의 관측 활동은 ‘태양 폭풍’ 등 우주환경 재난의 위험성에 대비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태양은 끊임없이 태양풍이라는 플라스마 입자들을 뿜어낸다. 태양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입자와 전파, 자기장 등 총 3가지로 분류한다. 태양 표면에서 발생하는 흑점 폭발로 인해 평소보다 훨씬 많은 양의 고에너지 입자가 지구에 도착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이 입자는 지구 근방에 있는 인공위성에 방사선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또 태양 전파는 지구 전리층을 교란, 단파통신 장애,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장애를 일으킨다. 아울러 거대 자기장의 변화는 지구의 전력망을 마비시킬 수 있다.

천문연 황정아 박사는 “스나이프를 통해 우주 날씨를 지속적으로 관측하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우주환경을 예측한다면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이 같은 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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