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구진이 운영하는 대형 망원경인 ‘KMTNet’ 소속의 칠레관측소에서 지난해 12월 포착된 ‘보리소프 혜성’/사진=한국천문연구원
20일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0일 오후 4시 4분부터 5시 19분(한국시각)까지 1시간 15분 동안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 소속 칠레 관측소 망원경으로 ‘보리소프 혜성’을 촬영했다.
KMTNet은 천문연이 칠레와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남반구 3개 국가에 설치한 망원경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 등 해외연구기관들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보리소프를 추적하며 관측해왔다.
KMTNet에 포착된 이날은 보리소프 혜성이 지구와 태양 거리의 1.9배인 2억9000만㎞ 지점을 지날 때였다. 이때 밝기는 16.5등급이었다. 0등급별인 직녀성보다 400만 배 어두운 수준이다.
천문연은 현재 ‘국제소행성경보네트워크(IAWN)’가 주관하는 보리소프 혜성 공동 관측 캠페인에 참여해 해외연구기관들과 자료를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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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천문학회가 보리소프 혜성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는 건 태양계 바깥 천체의 물리적 특성을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계 천체는 대부분 명왕성 궤도 밖을 지나, 직접 관측할 기회는 적다.
과학계에선 구경 8.4m인 세계 최대 광시야 탐사망원경인 ‘베라루민 천문대(VRO)’가 2022년부터 가동되면 외계에서 온 소행성과 혜성을 1년에 1개꼴로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홍규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외계 행성을 첫 발견한 과학자들이 지난해 노벨상을 받았을 만큼 외계 천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외계 소행성이나 혜성의 과학적인 실체를 규명하는 데 이번 촬영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