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반도핑기구(WADA) 집행위원회가 스위스 로잔에서 러시아에 대한 출전금지 징계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러시아가 조직적으로 도핑테스트 결과를 조작했다는 이유로 이 같은 징계안에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WADA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축구연맹(FIFA) 등 각 기구에 이를 통보할 예정이다.
다만 도핑검사 조작에 관여하지 않은 선수들은 중립국 자격으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이들은 러시아 국적을 다는 대신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신분으로 경기에 나서야 한다. 유니폼에 러시아 국기를 달 수 없고 메달 수여식에서도 러시아 국가를 틀 수 없다.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168명의 러시아 선수들이 중립국 선수 신분으로 대회에 참여했다.
크레이그 리디 WADA 회장은 "러시아는 너무 오래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며 "러시아는 운동 선수들의 이익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위해 스포츠 공동체에 다시 합류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제공받았지만 그 대신 속임수와 부정을 계속하는 쪽을 택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WADA의 결정에 대해 즉각 이의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당국은 향후 21일간 스위스에 본부를 둔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서 WADA 결정에 대해 제소할 수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WADA 결정에 대해 "이미 관례가 돼버린 (서방의) 반러 히스테리의 지속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러시아 관련 기관의 제소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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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어떤 처벌이든 개인적이어야 하며 특정 위반행위와 관련 없는 사람들에게 적용되어서는 안된다"며 "누군가가 집단 처벌 결정을 내린다면 그러한 결정의 근거가 국제 스포츠의 순수성에 대한 고려에서 온 것이 아니라 이와는 무관한 정치적 결정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