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만남 5분만에…손정의 '600억원 투자' 결심한 까닭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19.12.07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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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왼쪽)과 마윈 알리바바그룹 창업자.(자료사진) 사진/AFP=뉴스1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왼쪽)과 마윈 알리바바그룹 창업자.(자료사진) 사진/AFP=뉴스1


“알리바바 투자결정은 직감에 의존했다”(손정의) “처음에는 너무 큰 금액 투자라 (손 회장의 투자를) 거절했다”(마윈)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서로에 대해 건넨 말이다.

7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6일 손 회장과 마윈 창업자는 도쿄대에서 열린 도쿄포럼에서 특별대담자로 함께 출연해 이같은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눴다.



손 회장은 2000년 중국에서 마윈 창업자를 처음 만났을 때를 거론하며 당시에도 직감에 의존해 알리바바 투자를 결정했었다고 회고했다.

손 회장은 "당시에 만났던 다른 기업인들은 마음속에 진정한 믿음이 없었다"면서 마 창업자가 그들과는 달랐었다며 알아보고 만난 지 5분만에 알리바바 투자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당시 소프트뱅크는 알리바바에 5000만달러를 투자하려 했지만, 마윈 창업자는 그게 너무 큰 금액이라서 거절했다고 한다.


두 거인은 서로에 대해 "개와 늑대는 서로를 냄새로 알아본다. (마윈과) 나는 같은 동물이다. 우린 둘 다 조금 미쳤다"는 친근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마윈 창업자도 "손 회장이 투자 분야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배짱을 가진 사람일 것"이라고 칭찬하자 손 회장은 "너무 배짱이 커서 때로는 손해를 많이 본다"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손 회장의 손해는 최근 우버 등에서의 투자 손실을 언급한 말이다.

이날 두 사업가의 만남은 소프트뱅크그룹이 위워크와 우버 등에 대한 투자에서 큰 손실을 보며 지난 3분기 14년만에 적자를 본 가운데 이뤄졌다. 실제로 손 회장은 우버 투자손실과 관련해 '결산 실적이 누더기' '시뻘건 적자' '최악의 적자' 등으로 표현하며 "이만큼 적자를 낸 것은 창업 이래 처음으로 이것이야말로 태풍과도 같은, 폭풍우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000년 알리바바에 500만달러를 투자해 알리바바의 지분 26%를 보유하고 있다.

도쿄포럼은 한국 SK그룹이 기금을 출연해 설립한 최종현학술원과 도쿄대가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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