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에 발묶인 시민들…"장기화되면 어쩌나"

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2019.11.2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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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20일 파업 돌입…"파업 장기화될 경우 운행률 56.7%로 급감"

20일 오전 서울역에서 고속철도(KTX)이용객들이 열차 운행 중지와 관련한 안내문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조한송 기자20일 오전 서울역에서 고속철도(KTX)이용객들이 열차 운행 중지와 관련한 안내문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조한송 기자


"빨간 줄로 표시된 노선은 운행하지 않습니다."

20일 오전 서울역 KTX(고속철도) 안내 데스크에는 기차표가 취소됐는지 묻는 승객이 줄을 이었다. 한 60대 승객이 "돌아오는 기차표가 예정대로 운행하는지" 묻자 역무원이 비치된 팸플릿을 가리키며 "운행 중지 열차를 확인하라"고 안내했다. 취소된 열차표를 환불하는 데 수수료가 발생하는지 묻는 승객도 많았다.

열차 이용객들은 서울역에 마련된 알림판과 열차표를 대조하며 운행이 중지됐는지 확인하느라 분주했다. 이용객들은 혹시나 자신의 열차가 운행 취소됐을까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 이용객이 "열차표가 취소됐는지 어떻게 확인하냐"고 묻자 옆에 있던 시민이 "전광판을 보고 확인하는게 빠르다"고 답했다. 외국인 여행객들은 한국어로만 안내된 알림판에 고개를 갸웃하며 돌아섰다.



파업 첫날인 20일 출근시간대인 오전 8~9시에는 코레일의 비상수송대책으로 열차 이용에 특별히 어려움을 겪지 않은 승객이 많아 보였다. 업무차 김천으로 향하는 40대 B씨는 "파업 소식에 평소보다 일찍 나왔다"며 "열차가 취소되지 않아 다행이다"고 했다.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운행률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시민들의 얼굴엔 근심이 가득했다. 서울에서 천안으로 통학하는 대학생 C씨는 "철도파업으로 귀가 시간이 늦어질 것 같다"며 "노조도 사정이 있겠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파업에 막막한 심경이다"고 토로했다.



철도노조가 이날 오전 4시부터 파업에 돌입하면서 일부 열차가 운행을 중지했고 광명도심공항터미널과 리무진, 고객센터 상담업무가 제한됐다. 광명역도심공항터미널 이용객들은 인천국제공항이나 서울역도심공항터미널을 대신 이용하는 불편을 겪었다.

코레일은 수도권 전철의 경우 평시 대비 82%로 운영할 예정이다. 출근시간 운행률은 92.5%, 퇴근시간 운행률은 84.2%를 유지하기로 했다. 반면 KTX는 평시 대비 68.9% 운행하며 새마을호(58.3%)와 무궁화(62.5%) 등 일반열차 운행률도 평소보다 30~40%대 감소할 전망이다. 화물열차는 대체기관사를 투입해 평시 대비 31% 운행하되 수출입 및 산업 필수품 등 긴급화물 위주로 수송할 계획이다.

파업이 장기화 되면 운행률은 더 떨어진다. 코레일 관계자는 "파업이 5주차에 접어들면 대체인력 피로도, 운행안전 확보 등을 고려해 KTX 운행률은 필수 유지업무 수준인 56.7%까지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20일 오전 서울역 고속철도(KTX) 승차권 판매소에 열차표를 구매하기 위한 이용객의 줄이 길게 늘어서있다. /사진=조한송 기자 20일 오전 서울역 고속철도(KTX) 승차권 판매소에 열차표를 구매하기 위한 이용객의 줄이 길게 늘어서있다. /사진=조한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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