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 IPO 성료, 주목받는 스틱 '특수상황펀드'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김도윤 기자 2019.11.0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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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3430억 투자, 한화시스템 공모과정에서 3025억 일거 회수... 잔여물량 가치도 1050억 상회

한화시스템 IPO 성료, 주목받는 스틱 '특수상황펀드'


이달 중순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있는 한화 그룹 방위산업 계열사 한화시스템의 공모주 청약이 순탄하게 종료되며 IPO(기업공개) 절차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2년전 한화시스템에 지분투자한 PEF(사모펀드)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의 SSF(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 유용성도 이번에 증명됐다는 평가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밴드(1만2250원~1만4000원) 하단인 1만2250원으로 확정하고 이달 4~5일에 걸쳐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청약을 실시했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과 일반청약 경쟁률은 각각 23.61대 1, 16.84대 1로 공모물량(3286만여주) 전부가 시장에서 원활히 소화됐다.



이번 한화시스템의 상장이 눈길을 끌었던 이유 중 하나는 전체 공모물량의 4분의 3에 달하는 약 2470만주가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던 구주였다는 점이었다. 스틱은 2016년 6000억여원 규모로 SSF(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 1호를 결성해 이 중 3430억원을 2017년부터 한화시스템에 투자했다.

당시 한화그룹에서는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등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100% 지분을 보유한 옛 한화S&C에 일감 몰아주기 규제 이슈가 있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옛 한화S&C가 분할돼 옛 한화시스템과 합병하는 과정에서 스틱의 SSF 1호 펀드가 과감히 손을 내밀었다. 스틱이 대규모 자금을 공급해 지분을 떠안은 덕에 한화그룹은 규제를 피할 수 있었다.



이번 한화시스템의 IPO 과정에서 스틱 측은 종전 보유하던 3328만여주 중 2470만주를 원활히 팔 수 있었다. 공모가 기준으로 이번 공모과정에서만 스틱 측이 회수한 돈은 3025억여원이다. 이번에 내놓지 않은 잔여물량(858만3400여주)의 가치도 공모가만 기준으로 할 때도 1050억원을 달한다.

스틱 측은 이 잔여물량에 대한 보호예수 기간(3개월)이 종료된 후 순차적으로 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13일 상장 후 주가흐름에 따라 스틱의수익률이 달라지겠지만 한화시스템의 최근 견조한 실적 성장세와 방위산업에 대한 시장의 우호적 평가는 스틱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 한화시스템의 매출은 6547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한 해 매출(1조1289억원)의 58% 수준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352억원으로 지난해 한 해 영업이익(448억원)의 79% 수준을 달성했다. 올 상반기 한화시스템이 영업활동을 통해 실제 손에 쥔 현금흐름만 하더라도 2406억원으로 지난해 한 해 총 영업현금흐름(1130억원)의 2배를 웃돌았다.


한편 스틱은 지난 8월 2호 SSF를 1조2000억원 규모로 설립해 공식 출범시켰다. 이 펀드는 한화시스템에 투자했던 SSF 1호 펀드와 마찬가지로 규제 등 이슈로 기업 구조개편이 시급하거나 가업 승계 과정에서 외부 자금 수혈이 필요한 기업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전략을 구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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