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기업도 아닌데…해외에서 먼저 찾는 '이 회사'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9.10.3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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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합병으로 코스닥 상장 추진 이랜시스, 내년 해외 진출 본격화…"다수 기능성 핵심부품 국산화 성공한 알짜 중소기업"

심재귀 이랜시스 대표.심재귀 이랜시스 대표.


이랜시스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유명한 기업은 아니다. 페이퍼컴퍼니라 할 수 있는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IBKS제6호스팩 (6,260원 ▼50 -0.79%)과 합병을 통한 코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 유수 기업이 먼저 찾아와 기술 개발을 의뢰할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는 알짜 부품 회사다. 나아가 다수 기능성 부품의 국산화를 통해 우리 제조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기술 기업이다.

오는 11월 스팩 합병을 승인받기 위한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이랜시스의 심재귀 대표는 31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부품 기술 경쟁력에 대해 설명하며 성장 잠재력을 강조했다.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500억원을 돌파하고, 3년 뒤인 2022년 매출 1000억원 달성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먼저 "이랜시스는 전 세계 전기·전자 완제품 기업과 거래하는 실력 있는 부품 기업"이라며 "비데나 도어락에 탑재하는 부품만 만드는 중소기업으로 보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실제로 이랜시스가 직접 설계하고 개발한 부품은 여러 전방산업에 활용된다. 주요 글로벌 기업의 비데, 도어락 뿐 아니라 세탁기, 로봇청소기, 전자레인지, 정수기, 의류청정기, 밥솥, 보일러, 안마기 등에 장착된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다수의 글로벌 제조 기업이 이랜시스에 부품 개발을 의뢰하고 있다.



부품 국산화 경험도 풍부하다. 비데, 세탁기, 냉장고 등 뚜껑을 필요로 하는 가전 및 전자 제품에서 뚜껑이 '쾅' 닫히지 않도록 충격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는 기능성 부품 '댐퍼'(Damper)의 경우 이랜시스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 이를 통해 이랜시스보다 2배 이상의 가격을 받던 일본 회사의 부품을 대체하는 데 성공했다. 자동으로 뚜껑을 열고 닫는 기능성 댐퍼의 경우 국내에서 이랜시스만이 생산하고 있다.

이랜시스의 부품 기술은 먼저 국내 완제품 기업으로부터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점차 해외시장에서 입소문을 탔다. 특히 국내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잠금장치 모듈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각광 받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인도의 대기업이 이랜시스를 찾아와 공동 기술 개발 및 공급 계약을 제안해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심 대표는 "잠금장치 기술은 현관문 도어락을 생각하기 쉬운데, 금고, 유리문, 보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매우 높은 수준의 안정성이 검증된 제품만 통용되는 진입장벽이 높은 기술 시장"이라며 "이랜시스의 잠금장치 모듈이 들어가지 않으면 이 쪽 업계에선 신뢰도가 확 떨어질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해외 진출에 대한 가시적 성과를 확보하며 중장기적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의 주요 도어락 기업이 차세대 기술 도입을 위해 이랜시스를 찾아와 부품 공동 개발을 의뢰했고, 곧 공급 계약을 앞두고 있다. 이르면 2020년 5월부터 본격적인 공급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랜시스는 급성장하는 중국 도어락 시장에서 지문, 안면, 홍체 등 다양한 인식 기술을 적용한 선도적 잠금장치 기술을 전파하며 성장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랜시스는 2002년 설립 뒤 매년 꾸준히 성장한 견실한 중견기업이다. 무엇보다 주요 기능성 부품을 직접 설계하고 제작, 생산하는 역량을 갖추고 있어 사업의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다른 부품 업체가 대체하기 힘든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어 글로벌 고객사와 관계에서도 협상력을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연간 8% 이상의 이익률을 담보할 수 있다.

특히 2020년 계획된 인천 청라산업단지로 사옥 이전이 완료될 경우 생산 능력 및 경쟁력이 더욱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국내 고객사와 신규 제품 공급 확대, 해외 수출 등 수주 경쟁력을 고려할 때 앞으로 더욱 가파른 성장이 기대된다. 3년 뒤 매출액 1000억원, 영업이익률 10% 달성 목표를 제시한 이유이기도 하다.

심 대표는 "이랜시스는 다양한 전방산업에 필수적으로 탑재해야 하는 기능성 부품을 선제적으로 개발하는 실력 있는 기업"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며, 다른 첨단 부품 회사보다 훨씬 더 가파른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강소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이랜시스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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